오피니언 사설

[사설] 거리로 나온 소상공인 절규 외면 말아야

소상공인들이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최저임금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전국에서 모여든 소상공인들은 청와대 앞까지 거리행진을 벌이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할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정부는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들의 고통을 외면해왔다”면서 “벼랑 끝에 내몰린 소상공인들을 살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집회에는 소상공인연합회·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등 80여개의 소상공인 단체가 참석했다. 업종을 불문하고 자영업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사실은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가게 문을 닫고 거리로 나온 소상공인들의 요구는 그리 거창한 것도 아니다. 단지 5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최저임금을 형편에 따라 차등 적용하고 최저임금 결정기구에 소상공인도 포함해달라는 것이다. 그동안 운영해온 작은 가게라도 유지할 수 있도록 소상공인들의 숨통을 틔워달라는 절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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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데도 정부가 내놓는 대책이라곤 카드수수료 인하나 구내식당 하루 휴무 등 현실과 동떨어진 미봉책에 머물러 있다. 최저임금 차등화 같은 본질적인 문제에는 손도 대지 않은 채 임금보전 같은 재정투입으로 일관하며 변죽만 울리는 상황이다. 게다가 청와대는 소득주도 성장 덕택에 도시근로자 가구의 소득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식의 변명만 늘어놓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이러니 정책의 사각지대에 있는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으로 대변되는 소득주도 성장이 누구를 위한 것이냐고 묻는 것이다.

정부는 경제 패러다임 전환을 거론하기에 앞서 존폐기로에 놓인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실질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를 조절하고 업종별·규모별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는 것은 그 출발점이 될 것이다. 소상공인들은 당당한 경제주체로 인정해달라며 ‘소상공인도 국민’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제는 정부가 소상공인들의 절규에 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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