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정부가 29일(현지시간) 페소화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자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 조기 집행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소화는 아르헨티나가 내년에 만기 도래하는 부채를 적절히 상환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확산되면서 급락했다.
이날 페소화 가치는 이틀째 이어진 중앙은행의 보유 외환 매각에도 사상 최저치인 달러당 34.20페소까지 미끄러졌다. 이날만 7.62%나 빠지면서 달러당 31.50페소에 마감한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올해 들어 달러 대비 페소화 가치는 45.3% 이상 하락했다. 이에 중앙은행은 자국 통화 가치를 안정시키려고 이번주 들어 보유 외환 5억 달러를 매각하는 등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중앙은행은 전날 2억달러에 이어 이날 3억달러를 외환시장 경매를 통해 매각했으나 페소화 가치 급락세를 막지 못했다.
이에 다급해진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은 지난 6월 IMF와 합의한 500억 달러 규모의 대기성 차관을 조기에 집행해달라고 요청했다. 마크리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에서 “우리는 내년에 만기 도래하는 부채의 상환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필요한 자금을 우선 받기로 IMF와 합의했다”면서 “이런 결정은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리 대통령은 그러나 IMF가 조기에 지급할 구제금융 규모와 시기 등을 언급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는 내년에 만기 도래하는 249억 달러 규모의 외채를 상환해야 한다. 재정적자는 7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