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재판은 헌법소원 안돼"...'3심제' 유지한 헌재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

법원의 재판은 헌법소원을 통해 취소할 수 없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재판 취소가 허용됐을 경우 사실상 4심제가 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헌법이 규정한 3심제를 존중한 판단으로 해석된다.

헌재는 30일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 대상에서 제외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이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선례와 달리 판단해야 할 사정이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박정희 정부 시절 긴급조치 제1호·제9호 발령행위 등에 대한 국가 배상책임을 부정한 대법원 판결들에 관해서는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헌법소원 심판청구 각하 결정을 내렸다. 각하는 청구 자체가 부적합하므로 내용을 구체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절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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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는 “법원의 재판은 헌재가 위헌으로 결정한 법령을 적용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심판 대상이 된다”며 “이 사건 대법원 판결들은 예외적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심판청구 자체가 부적법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이수·안창호 재판관은 “해당 대법원 판결들은 긴급조치가 위헌임을 알면서도 입법을 한 특수 경우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하지 않았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헌재는 이와 함께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민주화운동 피해자가 민주화보상법에 따라 생활지원금 등을 지원받더라도 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판단도 내렸다. 헌재는 “배·보상이 이뤄졌다는 이유로 정신적 손해에 관한 국가배상청구마저 금지하는 것은 민주화보상법의 입법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으며 지나치게 가혹한 제재”라고 밝혔다.

헌재는 또 과거사 사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피해자의 국가배상청구권에 민법상 소멸시효제도를 적용하는 것 역시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헌법에 어긋난다는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과거사 피해자의 국가배상청구권을 희생할 정도로 국가배상청구권의 시효소멸을 통한 법적 안정성 요청이 중요하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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