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연금개혁' 수세 몰린 푸틴, 리얼리티쇼로 민심 돌릴까

시베리아서 휴가등 일상 집중조명

친근함 어필해 지지율 올릴지 관심

2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방송 ‘로시야1’을 통해 방영된 리얼리티 TV쇼의 한 장면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투바 지역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 /투바=AP연합뉴스2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방송 ‘로시야1’을 통해 방영된 리얼리티 TV쇼의 한 장면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투바 지역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 /투바=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주말 황금시간대의 리얼리티 TV쇼에 등장했다. 최근 연금개혁 추진으로 지지율이 급락하는 등 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리자 친근하면서도 강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구현해 민심을 되돌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3일(현지시간) 워싱턴 포스트(WP)는 지난 2일 저녁 러시아 국영방송 ‘로시야1’을 통해 푸틴 대통령의 다양한 활동을 소개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모스크바, 크렘린, 푸틴’이 첫 전파를 탔다고 보도했다. 이는 푸틴 대통령의 한 주간 일상을 집중 조명하는 한 시간짜리 프로그램으로 이날 첫 방송에는 푸틴 대통령이 외교에서 겪는 내적 갈등에 대해 청소년과 대화하고 최근 숨을 거둔 러시아 유명가수 요제프 코브존 장례식에서 애도하는 장면 등이 담겼다. 시베리아 투바 지역에서 휴가를 보내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나오자 진행자는 “야생곰 출몰에 대비해 경호원들이 무장하고 있었지만 만약 곰이 푸틴 대통령을 본다면 바보가 아닌 이상 적절히 알아서 처신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외신들은 푸틴 대통령의 리얼리티쇼 출연이 연금개혁 반대 여론을 되돌리고 추락한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한 조치라고 보고 있다. 상반신을 탈의한 채 사냥하거나 오토바이를 타는 모습을 공개하는 등의 ‘이미지 정치’는 푸틴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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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부는 6월 정년과 연금수급 연령을 남성은 60세에서 65세로, 여성은 55세에서 63세로 각각 높이는 내용의 연금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개정안 수정안을 다시 공개했지만 불만은 여전하다. 여론조사기관 레바다센터에 따르면 러시아 국민의 90%가 연금개혁에 반대하며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5월 79%에서 7월 67%로 급락한 상태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리얼리티쇼는 방송사의 기획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는 세간의 비판을 일축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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