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리빌딩 파이낸스 2018] 담보·신용 부족해도 과감히 대출..'기술금융'으로 혁신성장 돕는다

■ 금융, 다시 '성장'을 말한다

-여신심사 방식 확바꾼 시중은행

0515A10 기술금융 확대하는 국내은행



#방송장비를 개발/생산하고 있는 A기업은 ‘디지털 셋톱박스’ 제품을 개발해 고급화된 디지털 콘텐츠를 쉽고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최적화된 IPTV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유럽, 미주, 베트남, 중국, 라오스 등 세계 각지에 글로벌 판매망도 구축하고 있으며 혁신적인 기술제품을 통해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A기업은 지속적인 매출 성장에 필요한 핵심부품 확보를 위해 거래하고 있는 시중은행에 금융지원을 요청했고, 은행은 체계적인 기술평가를 거쳐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회에 걸쳐 10억여원의 기술금융 대출을 제공하는 한편, 지식재산권(IP)관리와 기술개발을 위한 컨설팅 지원도 병행했다.

#국내의 한 건설사는 사세 확대를 위해 본사 및 계열사 사옥을 이전하는 와중에 애로사항이 발생했다. 대출이 용이하지 않은 건설업종이어서 소요자금 대비 원활한 자금조달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자 A시중은행은 기술신용평가에 따른 TCB 및 부동산담보신탁을 활용한 대출을 통해 자금난을 해소해줬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이 생산적 자금중개 기능을 확대하기 위해 재무제표 위주의 기업여신 심사방식에서 탈피하고 있다. 기술력과 성장성이 있다면 담보나 신용이 부족하더라도 과감하게 대출을 실행하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에서 혁신기업을 찾아내듯이 기술력은 좋지만 자본이 취약한 유망 중소기업을 발굴하면서 기존 가계대출 위주의 영업에서 벗어나려는 은행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자체 심사역량이 바탕이 돼야 리스크를 축소하고 기술금융을 보다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금융 강화를 위해 은행들은 관련 조직을 정비하며 새로운 시스템 도입에도 적극적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기술금융전담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기존에 기술금융 업무만 수행하던 조직을 기술평가팀·전략마케팅팀·기업솔루션팀·기업컨설팅팀·인수합병(M&A)팀으로 세분화해 기술 우수기업에 대한 토털 금융지원 기반을 마련했다. 기술평가 전문인력도 20명으로 3배 이상 확대했다. 신한은행의 지난 7월 말 기준 기술금융 잔액은 20조1,289억원(5만3,870건)에 달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기술평가 모형을 고도화하고 특화상품을 개발해 확산시키려 한다”며 “기술평가에 대한 통합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기술평가 모형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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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은 올해 초부터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이 대출심사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오픈심사제’를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혁신성장기업에 대한 직접적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공모를 통한 직접투자 방식을 도입했다. 공모 과정을 거쳐 혁신성장기업을 발굴하고 은행의 기술평가 역량을 통해 투자기업을 선정하며 최종 심사 후 직접 투자하는 일련의 프로세스를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창업 7년 이내의 벤처기업·스타트업 등 중소법인을 대상으로 최대 200억원을 직접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자체 평가를 위해 ‘혁신성장센터’를 신설하고 외부로부터 기술평가 및 산업분석 전문인력 27명을 채용했다. 또 투자은행(IB)그룹에 ‘혁신성장금융팀’을 신설해 상시적으로 혁신기업 발굴과 투자를 지속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은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중시하는 여신심사 기법을 지난해 하반기에 도입했다. 그 효과로 올 상반기 중소기업 대출 중 27.7%가 담보 없이 신용으로 시행됐다.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서는 여신제도 및 심사기법을 신성장 분야에 적합하게 보완한 특화상품 ‘KB유망분야 성장기업 우대대출’을 출시했으며 성장추세에 있는 기업을 조기에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향후 증권과 연계해 기업공개(IPO) 등 성장단계별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도 지난해 기업여신에 활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신속하게 분석하는 기업심사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기술평가 전문인력을 지속적으로 충원하고 평가모형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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