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자사주 매입...美서 IR...주가 부양 나선 김정태

윤석헌 원장 면담 계기로

경영 행보도 가속화 전망

김정태 하나금융지주회장김정태 하나금융지주회장



김정태(사진) 하나금융 회장이 자사주 매입에다 미국에서 기업설명회(IR)를 갖는 등 본격적인 주가 부양에 나섰다. 하나금융은 상반기 지주 출범 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연초 대비 25% 하락해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달 말부터 지난 2일까지 열흘간 미국 현지에서 IR을 진행했다. 올해 3월 연임된 후 처음이다. 해외 투자자들을 만나 상반기 경영성과와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투자유치 활동에 나선 것이다. 김 회장은 취임 후 매년 해외 IR을 빼먹지 않을 정도로 적극적이다. 하지만 지배구조 문제와 채용비리 이슈 등이 얽히면서 대외 행보를 자제해오던 김 회장은 지난달 윤석헌 금감원장과의 면담을 계기로 본격적인 해외 IR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연임 직후인 올 4월 평균 매입단가 4만1,732원에 자사주 1,500주를 매입하면서 책임경영과 주가 부양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그러나 채용비리 등의 악재에다 정부 대출 규제 리스크까지 가중되면서 올해 초 5만6,000원이던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4만2,950원까지 밀리는 등 맥을 못 추고 있다. 상반기 1조3,03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반기 기준 2005년 지주 설립 이후 최대 이익을 낸 것이 무색할 정도다. 이 때문에 김 회장의 이번 해외 IR은 어느 때보다 비장한 분위기였다는 전언이다. 김 회장은 사석에서 “기업 가치에 비해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해 있다”는 우려도 종종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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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은 올 들어 중국·베트남·일본·싱가포르·홍콩 등 거의 매달 해외 현지를 다니며 글로벌 시장도 점검해왔다.

일부에서는 김 회장의 미국 장기 체류가 핀테크 업체 등 모종의 인수합병(M&A) 구상을 위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신한금융 회장이 10년 만에 대어급인 ING생명 인수를 앞두고 있고 정부의 대출 규제 등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김 회장으로서는 대형 금융사나 글로벌 핀테크 업체 M&A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필요성이 절실하게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김 회장이 최근 윤 원장과 면담을 계기로 하반기부터는 경영활동 보폭을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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