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이상훈 ABL바이오 대표 '이중항체' 독보적 기술력...해외서 먼저 알아봤죠

국내 유일 이중항체 임상1상 진행

美 제약사에 6,200억 기술수출

이르면 연내 기술특례상장 추진




“현재 연구하는 임상에 성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좋은 후보 물질을 도입하는 등 새롭고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도 적극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상훈(사진) ABL바이오 대표는 최근 경기도 판교 파스퇴르연구소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이같은 향후 계획을 밝혔다.

ABL바이오는 설립된 지 2년밖에 안 됐지만 국내외 바이오 업계에서 눈길을 사로잡은 기업이다. 지난 7월 회사는 미국 바이오 기업인 트리거테라퓨틱스에 5억5,000만달러(약 6,2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 최고 금액이었다. 최근 시리즈 C로 700억원의 투자도 유치했다.

이 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비결로 이 대표는 ‘이중항체’를 꼽았다. 이 대표는 “국내에서 이중항체로 임상 1상을 진행하는 유일한 회사”라며 “과학 전문잡지인 네이처에서 발간하는 ‘Bio Pharma Dealmakers’에 회사가 소개될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중항체란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항체가 면역세포와 암세포에 동시에 작용하도록 하는 기술을 뜻한다. 암세포를 공격하면서 동시에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세포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원리다. 일반 항암제보다 효과가 좋을 뿐만 아니라 면역항암제와 병용으로 시너지를 높이는 것도 가능하다.


이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인 BMS에서 단독항체로 항암제를 개발했으나 최근에 간에 독성을 일으키는 부작용으로 임상을 중단했다”면서 “이중항체는 간이 아닌 암세포로 먼저 가는 식이어서 간 독성을 줄여준다”며 이중항체의 장점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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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임상 속도가 가장 빠른 것은 ABL001(NOV1501)이다. 대장암, 난소암 등을 공격하는 항체와 혈관 생성에 도움을 주는 항체로 구성됐다. 글로벌 제약사 로슈의 치료제 ‘아바스틴’에 면역 치료 효과를 더한 것으로 임상 1상에서 효과를 확인했다.

임상 속도는 늦지만 잠재력이 뛰어난 후보 물질도 상당수 있다. ABL바이오는 중국 제약회사인 ‘아이맵’과 손잡고 면역관문억제제인 PD-L1과 다른 표적을 대상으로 한 이중항체도 개발하고 있다. 이중항체 기술로 혈뇌장벽(BBB)을 통과해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등 뇌 질환을 치료하는 후보 물질도 연구 중이다. 제넨텍 등 다수 글로벌 빅파마에서 뇌 질환 치료제를 연구해왔으나 효과가 0.1%에 그쳐 효능을 검증할 수 없었다.

다수의 파이프라인과 잠재성 때문에 동아에스티 등 국내 제약회사에서 ABL바이오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 대표는 “사람과 사람 사이도 잘 맞는 게 있듯이 이중항체도 항체 생산성, 바이오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합이 잘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이에 대한 노하우가 국내에서 제일 많은 기업이 바로 ABL바이오”라고 자신했다.

회사가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데 이 대표의 개인 역량도 한몫했다. 이 대표는 노바티스·제넨텍·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제약사 출신이다. 2013년 말 한화케미칼로 자리 옮겨 바이오 사업 부문 총괄하는 등 관련 경험이 많다.

이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이르면 연내 기술특례상장을, 장기적으로는 해외에서 주목받는 회사를 만드는 게 목표”라며 “임상을 진행하면서 받기로 한 마일스톤 등을 고려하면 상장 후 매출은 충분히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영·우영탁기자 jikim@sedaily.com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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