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보험 관련 제도와 경영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기로 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 보호를 둘러싼 금감원과 보험사들의 갈등이 제2라운드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보험 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보험 산업이 아직 소비자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이에 맞춰 제도와 관행을 개선할 TF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품 설계부터 판매, 보험금 지급에 이르는 전 과정에 문제점은 없는지 살펴보고 고칠 점이 있다면 개선안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내부 임직원과 외부 인사들로 TF를 꾸려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검토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보험 업계는 윤 원장의 ‘보험개혁’ 드라이브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이 즉시연금 일괄지급 문제를 두고 금감원과 맞붙은 데 이어 앞으로는 보험 업계 전체가 금감원의 사정권에 놓이게 됐기 때문이다.
보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작게는 약관 해석에 대한 문제부터 크게는 보험료 인상 여부까지 금감원의 손을 거치지 않는 문제가 없는데 전방위 경영 지시 방안이 담긴 개선안이 만들어지면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윤 원장은 이날 “소비자들 사이에 보험 가입은 쉽지만 보험금 받기는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하고 약관 내용이 불명확해 민원과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강도 높게 질타했다.
한편 윤 원장은 신국제회계기준인 ‘IFRS 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와 관련해 도입 시기를 뒤로 미루기 어렵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피력했다. 보험 업계는 회계절차 변경에 따른 자본확충 부담이 커 관련 제도 시행을 늦춰달라고 요구해왔다. 윤 원장은 “재무적 충격에 대비해 자본확충 등 건전성 강화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