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5개월 동안 無조치…'이상징후' 발견하고도 학생 등교

조희연, “유치원과 맞붙은 공사 어떻게 가능했나”

실상은 4월부터 교육청에 보고돼…無조치로 일관

5개월 지나서야 대책회의 열어 ‘외양간 고치기’ 논란

7일 오전 서울 동작구 상도동 다세대주택 공사장의 흙막이가 무너져 근처에 있는 상도유치원 건물이 10도 가량 기울어져 있다./연합뉴스7일 오전 서울 동작구 상도동 다세대주택 공사장의 흙막이가 무너져 근처에 있는 상도유치원 건물이 10도 가량 기울어져 있다./연합뉴스



공사현장 안전 문제를 5개월 전부터 보고받은 서울시교육청도 ‘부실조치’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7일 오전 8시께 서울 동작구 공사 현장을 찾아 “공사현장을 보니 어떻게 저렇게 유치원이라는 교육기관에 거의 붙어서 공사했나 싶다”면서 “초기에 안전진단도 요청했고 8월부터는 이상 징후도 발견했는데 업체가 무시했다”고 공사업체 탓을 했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은 이미 지난 4월부터 ‘붕괴 위험이 있다’는 이수곤 서울시립대 교수의 의견서를 전달받아 공사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다. 조 교육감이 언급한 ‘안전진단 요청’도 유치원장이 개인적으로 안전진단업체를 고용해 계측한 결과이지 서울시교육청 차원에서 안전조치를 취한 건 아니었다. 동작교육지원청 관계자들은 지난 5일에야 상도유치원장, 공사현장관계자와 안전진단업체를 만나 대책회의를 시작했다. 5개월이 넘도록 공사 상황을 인지하고서도 사건 발생 불과 이틀 전까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동작교육청에서 직접 안전진단점검을 하려 했지만 예산이 충분치 않아 유치원이 부담하도록 했다”며 “공사 자체가 아직 시작도 안 되고 해서 별도로 조치할 생각을 못 한 것 같다”고 했다.


◇서울 동작구 서울상도유치원 조치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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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내용
4월 이수곤 서울시립대 교수, 서울시교육청에 의견서 전달
5월~7월 유치원장-안전진단 용역업체 계약 및 계측
8월 22일 이상징후 포착
9월 5일 대책회의 소집
9월 6일 유치원 건물 10도 가량 기울어짐
<자료=서울시교육청>

서울시교육청이 이상징후를 발견한 후에도 학생들을 등교시켰다는 지적도 나왔다. 동작관악교육지원청과 공사장 관계자는 지난달 22일 “이상징후가 보인다”는 안전진단 용역업체의 진단결과를 전달받았고 지난 5일 서울상도유치원장과 구조안전진단업체 관계자 등을 모아 대책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이상징후가 발견된 후 열흘이 넘는 시간 동안 상도유치원생들과 상도초 학생들은 빠짐 없이 등교했다.

학부모들은 상도초마저 혹시 문제가 생길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유치원 건물과 170m 떨어진 상도초등학교로 유치원생 122명을 순차 전원시키고 상도초는 이날 정상 운영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공사로 이미 지반이 약해졌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13살 아이를 등교시킨 뒤에도 학교를 떠나지 못한 한 학부모는 “정상 운영이라기에 보냈지만 너무 불안하다”며 “나중에라도 조퇴시킬까 생각 중”이라고 전했다. 상도초 관계자는 “통행로가 멀어 괜찮다고 안내를 드렸지만 여전히 조퇴를 요청하는 학부모들이 있다”며 “향후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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