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스포츠 라이프

안전 이어 방역...흔들리는 국가 매뉴얼

<메르스 환자 3년만에 발생>

설사' 신고하고 휠체어 탔는데

공항 검역대 "고열 등 없다" 통과

부실 감리 의혹 건물은 붕괴되기도

3년 만에 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환자 A(61)씨가 격리치료를 받고 있는 서울대병원 응급실 출입문에 9일 오전 메르스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권욱기자3년 만에 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환자 A(61)씨가 격리치료를 받고 있는 서울대병원 응급실 출입문에 9일 오전 메르스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권욱기자



정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대란과 세월호 참사를 치른 뒤 국가 방역체계와 안전관리체계를 크게 손봤다고 공언했지만 ‘구멍’은 여전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무사안일 속에 메르스 감염자가 지난 7일 또다시 공항 검역을 무사통과해 대형 참사가 재발할 뻔했다.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부실감리 등의 의혹 속에 땅꺼짐·건물붕괴 사고가 잇따랐다. ★관련기사 2·30·31면

정부는 지난 2015년 186명의 환자가 발생해 38명이 사망하는 메르스 대란을 치르고 나서야 관련 대응 매뉴얼 등 국가 방역체계를 대폭 손질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방역당국인 질병관리본부 국립인천공항검역소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7일 검역을 무사통과한 61세 남성 A씨가 5시간여 뒤 ‘메르스 의심’ 진단을, 22시간여 만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매뉴얼에 허점이 노출되는 순간이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휠체어를 탄 A씨를 공항 검역단계에서 놓치면서 A씨와 관련한 밀접접촉자는 22명으로 늘어났다. 그나마 A씨가 설사 증세를 치료하기 위해 곧바로 공항에서 삼성서울병원으로 직행해 3년 전의 대란 재발을 피할 수 있었다.


삼성서울병원은 A씨로부터 발열·가래·폐렴 증상이 확인되자 당일 오후9시34분께 질병관리본부에 메르스가 의심된다고 신고했다. 질병관리본부는 A씨를 국가지정 격리병상이 있는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하도록 조치했다. A씨는 운전자와 환자 사이에 격벽이 설치된 강남구 보건소의 음압구급차로 이송됐다. 서울대병원은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 A씨의 검체를 보냈고 8일 오후4시께 환자로 확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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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의사는 “A씨의 경우 설사 등 메르스와 관련이 있을 수 있는 소화기 증상을 신고했고 입국한 지 얼마 안 돼 병원에서 의심 환자 판정을 받은 만큼 검역단계에서의 미흡한 매뉴얼 등을 보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대형재난으로 이어질 뻔한 서울 동작구 상도유치원 붕괴 사고도 부실감리 의혹 등 사전 징후에도 불구하고 시공사와 감리업체·구청·교육기관 등이 책임 떠밀기, 늑장 대응하다가 터진 인재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아울러 금천구 아파트 앞 땅꺼짐 사고나 6월 용산구 건물붕괴 역시 사고가 발생하기 오래 전부터 주민 민원이 다수 접수됐지만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다. /임웅재·양사록기자 jaelim@sedaily.com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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