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北매체들, 정권수립 70주년 열병식 하루 지나 보도

김영남 연설은 보도 안해…북미협상 재개 앞두고 美 자극 않으려는듯

9일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북한 정권수립 70주년(9·9절) 기념 열병식에서 인민군 병사들이 발을 높이들며 총검을 앞세운 채 행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9일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북한 정권수립 70주년(9·9절) 기념 열병식에서 인민군 병사들이 발을 높이들며 총검을 앞세운 채 행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정권수립 70주년을 맞아 9일 평양 시내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 소식을 하루가 지난 10일 북한 매체들이 일제히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9월 9일 혁명의 수도 평양의 김일성광장에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70돌 경축 열병식 및 평양시 군중시위가 성대히 거행되었다”고 보도했다. 비슷한 시각에 라디오 매체인 중앙방송에서도 열병식 개최 소식을 전했다.

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열병식에 참석한 것을 알리며 “최고 영도자 동지께서는 열광의 환호를 올리는 열병식 참가자들과 군중들에게 따뜻이 손 저어주시며 공화국창건 70돌을 맞는 전체 인민군 장병들과 인민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보내시었다”고 알렸다. 또 중앙통신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를 비롯해 당과 정부 간부들, 인민군 지휘성원들이 주석단과 주석단 특별석에 등단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열병식에서는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연설했지만, 중앙통신은 연설 내용은 보도하지 않았다.


북한 매체들은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 무함마드 압델 아지즈 모리타니 대통령, 살바도르 발데스 메사 쿠바 국가평의회 수석부의장, 힐랄 알 힐랄 시리아 아랍사회부흥당 지역부비서,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의장이 주석단에 초대된 사실도 전했다. 특히 중국 권력서열 3위인 리 상무위원장의 경우 김 위원장과 함께 주석단에 나란히 나와 열병식을 관람했다. 김 위원장이 리 상무위원장과 주석단에서 손을 맞잡아 들어 올리며 친선관계를 과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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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병식에 외신기자들까지 대거 초청하고도 북한이 정작 자국 매체를 통해 당일 이를 보도하지 않은 것은 다소 이례적인 일이다. 한 차례를 제외하고 김정은 체제 이후 치러진 대규모 열병식은 모두 조선중앙TV에서 생중계됐다. 지난 2월 건군절 열병식 때는 오전 11시 30분부터 생중계 없이 행사를 치른 뒤 당일 오후에 1시간 40여 분간 녹화·편집해 방송했다.

열병식에 ICBM을 포함한 전략미사일을 내보이지 않고 김정은 위원장이 연설조차 하지 않은 데 이어 열병식도 생중계하지 않은 것은 북한이 북미 협상 재개를 염두에 두고 미국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으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이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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