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특수학교 거래논란' 조희연 "불찰 있었다"…학부모 "뼈아픈 지적 기억하길"

4일 김성태 의원과 합의과정서

'한방병원 부지마련' 대가제시해

"특수학교가 거래대상인가"분노

열흘 간 소통 후 갈등 마무리

‘특수학교 병원거래’ 사태를 두고 서울시교육청이 책임을 인정했다. 학부모들은 “선의를 이해한다”면서도 “뼈아픈 지적으로 새겨달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12일 입장문을 내고 “최근 ‘강서특수학교’ 관련 합의문을 둘러싼 다양한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올해 8월부터 공사에 착공했지만 주민과 갈등이 커져 공사가 지연되거나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까 우려해 합의를 추진했다”고 합의 배경을 설명했다.


한방병원 건립을 위해 학교 통폐합 부지를 내주기로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추후 통폐합 부지가 발생하면 주민들의 숙원사업에 협력한다는 의미였고 주민들이 희망한다는 전제 하에 건립한다는 뜻”이라며 병원 부지를 무상 제공하거나 건립부지를 확정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반면 장애인학부모를 대변하는 시민단체는 유감을 표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서울특수교육학부모협의회·통합교육학부모협의회 등 시민단체는 이날 성명을 내고 “여러 차례 면담과 해명을 통해 조희연 교육감의 의지와 취지가 선의였다는 사실은 확인했다”면서도 “취지를 제외한 나머지 지점에서는 매우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우선 학교 통폐합 후 강서한방병원 건립을 약속한 데 대해 “아직 지역사회의 합의나 지역자치구의 계획이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교육청이 합의서를 냈다”며 “결과적으로 김성태 의원의 한방병원 공약을 돕는 것처럼 보일 뿐더러 특수학교 건립 때문에 멀쩡한 학교를 통폐합해 병원을 지어줘야 한다는 식으로 호도될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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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의원 측과 도출한 합의문에 ‘대체부지 마련에 힘써주어 미안하고 감사하다’고 밝힌 점도 “대단히 부적절한 언급이었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속사정을 보니 김성태 의원 측이 체면을 살리려고 교육청 측에 문구를 넣도록 요구했다고 하더라”며 “아무리 상생협조하는 관계를 만들고자 했더라도 한 사회의 교육철학의 상징인 교육감이라면 부당한 압력은 과감히 거절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단체는 “교육청이 김성태 의원측의 계속된 반대에 시달린 나머지 오해의 소지가 있는 합의문을 만들어줘 상생과 조화라는 의미가 왜곡됐다”며 “앞으로도 이를 뼈아픈 지적으로 기억해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4일 ‘무릎호소 1년, 강서특수학교 설립 주민협력 합의’라는 이름으로 김 의원 및 강서주민비대위와 상생·협력 합의문을 냈지만 내용에 ‘학교 통폐합 후 강서한방병원 부지마련’, ‘대체부지 마련에 힘써주신 김 의원께 미안하고 감사’와 같은 문구가 포함돼 논란을 일으켰다. 교육청은 학부모들이 이튿날 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문에 항의하자 이들과 면담을 갖고 교육청의 입장을 설명한 뒤 사과했다. 닷새 간 의견조율을 거친 시민단체와 교육청은 합의에 이른 뒤 이날 갈등을 마무리짓기로 하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신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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