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의 도시’ 춘천에는 2~3개의 식당만 거론하기에 아쉬울 만큼 여행의 흥을 한층 북돋는 맛집들이 수두룩하다.
춘천 하면 역시 닭갈비. 서울에서 춘천으로 들어가는 초입에 있는 ‘1박2일 명물 닭갈비’는 국내의 대표적인 장수 예능 프로그램에 촬영 장소를 제공한 뒤 아예 간판을 바꿔 단 식당이다. 메인 요리로는 주방에서 구워주는 ‘참숯 닭갈비’와 테이블 위에서 직접 익혀 먹는 ‘철판 닭갈비’가 있다. 참숯 닭갈비를 주문하자 매콤한 양념으로 감싼 부드러운 살코기가 한가득 나왔다. 갓 따온 듯 싱싱한 깻잎의 향은 닭갈비와 썩 잘 어울렸고 부추·당근을 섞은 숙주나물 볶음의 아삭아삭한 식감도 일품이었다. 1인분 가격은 참숯 닭갈비는 1만4,000원, 철판 닭갈비는 1만1,000원이다. 닭갈비를 충분히 맛본 뒤 허전한 배는 막국수(7,000원)나 볶음밥(3,000원), 주먹밥(3,000원) 등으로 채우면 된다. 강원 춘천시 남산면 소주고개로 465-7
의암호 물레길에서 멀지 않은 ‘백두산 끝내주는 어탕국수’는 여행객뿐 아니라 주민들에게도 널리 사랑받는 이름 난 맛집이다. 막걸리 안주로 그만인 해물파전(1만2,000원)은 사실 별것 없는 요리인데 이 식당은 특별한 맛을 낸다. 밀가루를 둥그렇고 넓게 펼치는 대신 반죽의 양을 확 줄이고 바싹 구워 흡사 튀김과 비슷한 식감이 느껴진다. 눅눅한 밀가루 맛보다는 치킨처럼 바삭바삭한 맛을 좋아하는 이들이 특히 선호할 만한 메뉴다.
하지만 식당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맛집의 주무기는 역시 어탕국수(8,000원)다. 민물고기 잡어를 뼈째 갈아 끓여낸 국물에 소면을 말아 넣은 어탕국수는 면 요리를 사랑하는 미식가라면 마음을 빼앗기지 않을 도리가 없는 메뉴다. 인원수만큼 국수를 주문하면 무한 리필을 해준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 밖에 도토리묵(1만2,000원), 황태찜(4만원), 닭백숙(5만원) 등 다양한 요리가 있다. 강원 춘천시 남산면 창촌리 147-1 /글·사진(춘천)=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