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기 등) 여러 조치를 했지만 미국은 한미훈련을 중단하는 것 말고는 한 것이 없지 않느냐고 보고 있다”며 “북한이 취한 것은 불가역적인 조치인데 한미훈련은 되돌릴 수 있는 조치가 아니냐(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추가적인 행동을 요구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 지금의 북미 교착의 원인 같다”고 규정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가 접점을 찾도록 하는 것이 우리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은 북한의 생각에 동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여 문 대통령이 얼마나 입장 차이를 좁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날 문 대통령이 “북한이 미래 핵을 폐기하는 조치를 이미 취했다”고 했지만 미국은 여전히 핵 개발 시설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고 핵 리스트를 받아보지도 않고 종전 선언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와 관련해 “특별히 새로운 전환이 필요한 단계는 넘었다”며 “4·27 공동성명 등을 내실 있게 실천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단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남북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 전쟁의 위협을 완전히 종식시키는 것”이라며 “회담에서 휴전선, 비무장지대(DMZ), 서해 북방한계선(NLL) 등의 군사충돌 종식을 중심으로 집중해 노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남북·북미 관계가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문 대통령은 평가했다.
행사에 참석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문 대통령이 손흥민 선수가 돼야 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공을 돌리고 그가 골을 넣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임동원 한반도평화포럼 공동이사장은 “남북 언론 교류가 중요하다”며 “남북 통신사들이 서로의 건물에 들어가 상주하며 활동을 하도록 하자”고 제언했다.
한편 남북은 14일 오전 판문점에서 비공개 남북 정상회담 실무협의를 연다. 세부 일정 및 경호, 방북단 및 취재진 규모, 보도 방식 등을 협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4·27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협의에는 김상균 국가정보원 2차장과 조한기 청와대 의전비서관(현 의전비서관은 김종천), 권혁기 춘추관장,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 신용욱 경호처 차장이 참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