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매일 다니던 데인데…”
개성공단이 폐쇄된 뒤 2년 7개월 만에 14일 이곳을 다시 찾은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이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에서 방북 소감을 묻는 가자들의 질문에 힘겹게 답했다. 그는 “아침 일찍 통일대교를 지나 군사분계선을 넘어 개성공단에 도착할 때까지 낯설지가 않았다”며 “착잡하다”고 힘겹게 말했다.
정기섭 부회장도 “공단이 재개돼서 들어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우리 정부의 의지와는 달리, 비핵화란 문제에 얹혀 있어서 개성공단 재개가 언제 될지 모르는 마당에 반가운 마음으로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가보긴 합니다만 다시 언제 여길 들어갈 수 있을지 착잡하게 와닿는다”면서 “라며 안타까워 했다.
이날 개성공단에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이 진행되면서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도 이뤄졌다. 북측 출입사무소에 있는 로만손 시계탑은 공단이 폐쇄된 2016년 2월 시간이 멈춘 듯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인적이 끊겼지만 거리는 비교적 정리가 잘 돼 있어 마치 한적한 휴일의 공단 같았다. 하지만 연락사무소에서 1km 떨어진 곳에 있는 공단 건물 등은 2년 7개월의 공백을 여실히 보여줬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건물의 초록색 간판은 빛이 바래 인고의 시간을 느끼게 했다. 다른 건물에 붙어있는 간판은 녹이 슬었고, 만들다 만 건물도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었다. 한 당국자는 “건물인데…이산가족상봉하는 느낌이다”며 “건물을 보니 마음이 좀 그렇다”고 먹먹해했다.
한편 이날 개소식에는 개성공단 기업인들 외에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남측 소장을 겸직하는 천해성 통일부 차관, 더불어민주당 박병석·진영·이인영 의원, 바른미래당 박주선 의원,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북측에서는 북측 소장을 겸직하는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과 박용일 조평통 부위원장,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원길우 체육성 부상,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개소식을 찾았다.
/개성 공동취재단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