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여교수 "캐버노 대법관 지명자, 고교 때 강간미수"

신원 공개하고 당시 상황 언론에 밝혀…캐버노 인준에 변수될 듯

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고교 시절 ‘강간 미수’ 의혹과 관련, 피해 여성이 침묵을 깨고 자신의 신원을 공개하며 공론화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 6일 미 상원 법사위원회 인준 청문회장의 캐버노 지명자. /AP=연합뉴스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고교 시절 ‘강간 미수’ 의혹과 관련, 피해 여성이 침묵을 깨고 자신의 신원을 공개하며 공론화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 6일 미 상원 법사위원회 인준 청문회장의 캐버노 지명자. /AP=연합뉴스



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고교 시절 ‘강간 미수’ 의혹과 관련해 피해 여성이 16일(현지시간) 자신의 신원까지 공개하며 공론화에 나섰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 여성이 캘리포니아 팔로알토 대학에서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하는 크리스틴 포드(51)라고 이날 보도했다. WP는 “포드는 자신의 이야기가 알려질 것이라면 자신의 입을 통해 알려져야 한다고 결심했다”며 그녀의 이야기를 전했다.


포드는 “그는 나를 공격하고 옷을 벗기려 했다”고 말했다. 1980년대 초 어느 여름, 메릴랜드 주 몽고메리 카운티의 한 집에서 비틀거릴 정도로 취한 캐버노 지명자와 그의 친구가 자신을 침실에 가두었고 캐버노가 포드의 몸을 더듬으며 옷을 벗기려 했다는 것이다. 포드는 소리를 지르려고 하자 캐버노가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며 “나는 그가 우발적으로 나를 죽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포드는 2012년 남편과 함께 부부 요법으로 치료 받을 때까지 이 사건에 대해 그 누구에게도 구체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WP가 입수한 치료사의 노트에 따르면 포드는 이 사건을 ‘강간미수’로 기술했다. 또 포드는 이 사건이 트라우마처럼 자신의 인생에 오랫동안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캐버노가 대법관 유력 후보로 거론된 7월 초에 포드는 WP에 처음으로 연락해 이 사건에 대해 알렸다. 비슷한 무렵에 자신의 지역구 하원의원인 애나 에슈(민주·캘리포니아) 의원과도 접촉해 법사위 소속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상원의원에게도 이 사건을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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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는 이 이야기가 공개될 경우 거짓말쟁이로 공격받을 수 있다는 변호사의 조언에 따라 전직 연방수사국(FBI) 요원으로부터 거짓말 테스트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녀는 WP에도 신상 등을 기밀로 해달라고 요청했고 파인스타인 의원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신상 공개를 거부했다. 8월 하순경 포드는 이 사건을 공개하는 것이 자신의 삶만 흔들어 놓을 뿐 캐버노의 낙마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 판단해 공개적으로 나서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파인스타인에게 보낸 편지가 지난주 일부 언론에 보도되면서 포드의 신원이 노출되기 시작했다. 기자들이 집으로 찾아오고 동료들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지난 14일 공화당 소속 척 그레슬리 상원 법사위원장은 캐버노 지명자를 ‘엄호’하는 고교 시절 여성 지인 65명 명의의 편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야기가 커지며 부정확한 이야기가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WP는 포드가 어차피 신원이 공개될 상황이라고 판단, 결국 앞에 나서기로 했다고 전했다.

포드는 WP를 통해 “이제 나의 시민적 책무가 보복에 대한 괴로움과 공포보다 앞선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캐버노 지명자는 “절대적으로 명백히 혐의를 부인한다”는 입장만 반복한 채 추가 언급을 거부하고 있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이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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