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남북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17일 남북관계 개선 기대감에 일부 종목 주가가 급등했다. 경제계·문화계 등 방북 수행단 명단에 포함된 인사들과 관련된 종목의 주가도 크게 올랐으나 남북 경협이 이뤄진다고 해도 수혜를 받기 힘든 종목들이 많아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간장·고추장 등 전통장류 전문 식품기업 샘표(007540)는 장 초반부터 급등해 상한가(29.99%)인 4만 5,300원에 마감했다. 계열사인 샘표식품(248170) 주가도 24.02%까지 올랐다가 16.52% 상승한 채 장을 마쳤다. 샘표는 창업주인 고(故) 박규회 회장이 함경남도 흥남, 그의 장남인 고 박승복 회장이 함경북도 함주 출신이다. 이런 인연으로 지난 2007년 간장·고추장 등 전통장류 제품을 북한에 보내는 등 북한과의 인연을 이어왔다. 이번 3차 정상회담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북한이 전통장류 제품의 새로운 소비시장이 되고 샘표에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개인투자자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방북 명단에 포함된 구광모 LG 회장의 테마주 보락(002760)(2.35%)과 깨끗한나라우(004545)(2.40%)도 13일에 이어 이날 다시 상승했다. 앞서 지난 13일 보락은 13.21%, 깨끗한나라우는 26.91%씩 각각 급등했다. 보락은 구 회장의 장인인 정기련 대표가, 깨끗한나라는 고모부 최병민 회장이 각각 이끌고 있는 기업이다. 구 회장의 방북 외에는 두 회사의 주가가 최근 상승한 뚜렷한 원인을 찾기 어렵다는 평가다. 두 회사는 5월 구 회장의 경영 승계가 확정된 후에도 주가가 단기 급등했으나 다시 급락하는 등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였다. 이날 역시 장 초반 10% 안팎으로 올랐으나 차익 매물이 쏟아지며 상승 폭이 크게 줄었다.
문화계 인사로 수행단 명단에 포함된 작곡가 김형석씨가 회장을 맡고 있는 키위미디어그룹(012170) 주가도 이날 4.89% 올랐다. 키위미디어그룹은 최근 엔터주의 강세 흐름에도 약세를 면치 못했으나 이날 김 회장의 방북 소식만으로 올 들어 최대 거래량과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최근 실적을 감안하면 주가가 오를 이유를 찾기 어렵고 평소 거래량이 많지 않은 종목들인 점을 감안하면 일부 세력이 시세차익을 위해 주가를 끌어올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