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한가위 부모님 건강 챙기세요] 갈비찜 뜯던 아버지 얼굴이 찡긋…혹시 풍치?

치주염, 당뇨병 환자 합병증 유발

정기적 스케일링으로 치석 제거

60대 이상 40만명이 녹내장 진료

실명 위험있어 1년에 한번 검사를

김안과병원 의료진이 세극등 현미경을 이용해 백내장 진행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김안과병원김안과병원 의료진이 세극등 현미경을 이용해 백내장 진행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김안과병원



추석 연휴에 귀성 또는 역귀성으로 오랜만에 부모님을 뵌다면 건강 상태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눈의 노화로 일어나는 가장 흔한 질환은 백내장. 빛을 통과시켜 망막에 상을 맺게 하는 수정체가 노화 등으로 딱딱해지면서 혼탁해져 근거리든 원거리든 관계없이 시야가 흐릿해지고 시력 저하가 심해진다. 초기에는 진행속도를 늦추는 안약을 처방한다.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악화되면 단초점·다초점 인공수정체 렌즈 등을 삽입하는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지난해 50만건가량의 수술이 이뤄졌다. 김병엽 김안과병원 백내장센터장은 “어떤 거리의 시력을 많이 쓰는지, 다초점 렌즈에 대한 적응력, 빛 퍼짐 현상이 문제가 되는 야간운전을 하는지 여부 등을 고려해 적절한 렌즈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연간 백내장 수술 50만건, 녹내장 진료 80만명=‘소리 없는 시력 도둑’으로 불리는 녹내장은 연간 80만명 넘게 진료를 받는다. 60세 이상과 50대 이하 연령층의 비중이 반반이다. 녹내장 환자의 70~80%는 안약 치료만으로 안압이 안전한 범위 내로 조절되지만 방치할 경우 시야가 좁아지다 실명할 수도 있다.

녹내장은 망막 내 광수용체 세포나 시신경 중 망막신경절세포가 손상돼 시력을 잃어간다. 40세 이상 인구의 3.5%에서 나타나며 전체 실명 원인의 11%를 차지한다. 안압이 높아져 시신경을 누르거나, 시신경 등에 영양·산소를 공급하는 혈액의 흐름에 장애가 생기거나, 광수용체 세포의 기능 저하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상 시야(왼쪽)와 녹내장 환자의 손상된 시야(오른쪽).정상 시야(왼쪽)와 녹내장 환자의 손상된 시야(오른쪽).


망막질환 중 진료인원 증가율 1위인 황반변성은 황반부에서 빛을 감지하는 광수용체들이 더 이상 빛을 감지할 수 없을 만큼 퇴화되고 섬유성 흉터조직이나 빈 공간으로 대체되는 경우를 말한다. 주로 50세 이후에 발생하며 65세 이상 노인 실명의 가장 큰 원인이다.

환자의 80~90%는 노화로 인해 망막 신경층에 산소·영양분을 전달하는 데 문제가 생겨 노폐물(드루젠)이 쌓여 발생한다. 건성 황반변성이라고 하며 말기로 진행하면 망막의 신경조직이 위축·변성돼 시력이 크게 떨어지고 습성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습성 황반변성은 황반을 포함한 망막 아래 혈관층(맥락막)에서 정상적인 혈관 벽 구조를 갖추지 못한 신생혈관들이 마구 생겨나 망막이 우그러지거나 신생혈관이 터져 염증·부종의 만성화→급격한 시력저하로 이어진다. 직선이 구부러져 보이는 변형시, 시야 일부가 가려져 보이는 암점도 나타난다.


병변이 황반과 가까울수록 초기부터 시력 저하가 나타나며 방치할 경우 2년 안에 실명할 수 있다. 신생혈관 조직이 망막을 잡아당겨 망막이 아래층과 떨어지는 망막박리가 생기기도 한다. 신생혈관이 생기는 것을 억제하는 항체치료제를 주사하는 게 주된 치료법이다. 루테인·아스타잔틴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건강기능식품, 녹황색 채소·과일 섭취가 황반변성 예방에 도움이 된다.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의 이인식 대표원장은 “노인성 안질환은 초기 증상이 비슷해 자가 판단이 어렵고 노화 현상으로 간주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6개월~1년에 한 번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눈의 상태를 확인하는 게 병을 키우지 않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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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주염 심한 당뇨병 환자, 심혈관질환 위험 4배↑=부모님이 식사 등을 하면서 인상을 찌푸리거나 이가 시리다고 하소연한다면 치주질환(풍치)을 의심해봐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치주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치주질환의 주된 원인은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이 모여 치아 표면에 형성된 치태(플라크), 이게 딱딱하게 굳어진 치석이다. 치태와 치석이 잇몸 안쪽으로 파고들면 염증이 생겨 점차 잇몸과 치아를 지탱하는 뼈까지 파괴된다. 치주염이 심한 당뇨병 환자는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이 4배나 높다고 한다. 치주질환을 초래한 입속 세균이 핏속으로 들어가면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의 지방혹에 붙어 혈전과 심혈관계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부모님이 평소 치아 관리를 잘하고 계시는지, 잇몸이 아파 음식을 잘 못 드시지는 않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치주질환 예방의 기본은 꼼꼼한 칫솔질과 정기적인 스케일링으로 치태·치석을 제거하는 것이다. 틀니를 하셨다면 식사 후와 취침 전 칫솔과 주방용 세제 등으로 깨끗이 닦는지, 밤에 틀니를 낀 채 주무시지 않는지 확인해보는 게 좋다.

김성훈 서울대치과병원 교수가 임플란트 시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대치과병원김성훈 서울대치과병원 교수가 임플란트 시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대치과병원


◇노인 임플란트 본인부담률 30%로 낮아져=지난 7월부터 만 65세 이상 노인의 건강보험 치과 임플란트 본인부담률이 50%에서 30%로 낮아졌다. 임플란트 1개당 120만원 정도인 총비용(시술비+재료비) 중 본인부담이 동네 치과의원의 경우 약 62만원에서 37만원으로 내려갔다.

잇몸뼈가 부실해진 중장년·노년층에게는 자신의 뼈나 인공뼈를 이식해 잇몸뼈의 양을 늘린 뒤 임플란트 시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잇몸뼈 주변까지 염증이 있으면 시술을 해도 3분의1은 실패하기 때문에 염증 치료부터 한다.

임플란트 시술을 했더라도 치태·치석이 생기지 않게 칫솔과 치실을 꼼꼼하게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음식물 찌꺼기가 남아 있으면 세균이 번식해 잇몸 염증(임플란트 주위염)이 생기기 쉬운 반면 임플란트 주변에는 신경이 없어 염증이 생겨도 통증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잇몸이나 잇몸뼈에 염증이 있던 사람일수록 임플란트 주변에 염증이 더 쉽게 생기고 진행속도도 빠르다. 심하면 잇몸뼈까지 녹아내려 임플란트를 지지해줄 수 없게 된다. 김성훈 서울대치과병원 교수는 “1년에 한 번은 방사선촬영을 통해 임플란트 주변 잇몸과 잇몸뼈의 상태를 점검해 염증이 있으면 바로 치료하고 치석·치태를 제거해줘야 한다”며 “틀니 등 보철물은 상태에 맞게 조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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