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원회의 17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야당을 중심으로 정 후보자가 주적 개념을 모호하게 피해간다는 지적이 집중됐다.
서청원의원은 “주적이 누구냐고 물으니 서면답변에서 우물쭈물하기만 하더라”며 “국제사회 움직임은 평화로 가고 있지만 그래도 북한은 우리 적이라는 소신 있게 답변해야 했다”고 말했다. 같은 당 황영철 의원은 질의에서 “국방백서에서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내용이 삭제돼야 할 이유가 있는지 객관적으로만 말하지 말고 정확한 입장을 밝히라”며 “북한이 종전선언에 집중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느냐”고 몰아세웠다. 국방부 차관 출신인 같은 당 백승주 의원은 “후보자는 종전선언을 하면 북한이 비핵화를 마음 놓고 할 것이라고 했지만, 종전선언은 정치권에서 신뢰를 구축하고자 함이다. 국방부 수장이 종이쪼가리를 믿고 너무 순진하게 구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아울러 백 의원은 현 합동참모본부 의장인 정 후보자를 국방장관으로 지명한 청와대를 향해 “매우 부적절한 인사다. 다들 장관 하려고 하면 군이 어떻게 되겠느냐”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에 정 후보자는 주적 개념 재설정에 대해 “주적이 북한군으로만 제한됐는데 IS(이슬람국가)와 같은 주체 불분명의 테러 세력이나 영공·영토·영해에 위협을 가하는 세력, 사이버테러 세력도 모두 종합적으로 표현하는 개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한 종전선언과 관련해서는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신뢰구축 차원에서 남북, 북미 간 정상회담에서 하려는 정치적 선언으로 안다. 4·27 판문점선언에서 이미 남북 정상이 합의한 것이라 이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군 장성 출신인 바른미래당 김중로 의원은 “송영무 전 장관은 추진력도 소신도 1등이었는데 책임만 지우고 권한을 주지 않았다”며 “후보자는 장관이 돼서 무엇으로 조직을 장악하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정 후보자는 “합참의장 시절 대통령에게 몇 차례 보고를 드렸으나 다 수긍하고 이해해 주셨기 때문에, 의원님이 생각하신 대로 대통령이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한 목소리로 정 후보자의 정책 능력은 물론 도덕성까지 검증됐다며 국방장관으로 적임이라고 반박했다. 1년 전 합참의장 후보자로 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한 만큼 더는 검증할 게 없다는 평가도 나왔다. 민주당 김병기 의원은 “1년 전 청문회 때 참여한 의원 중에 6명이 지금 그대로 있는데 당시 나름대로 검증을 다 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후보자는 멋진 표현을 이용해 국방백서에 담을 주적 개념을 설명했으며 이에 대한 논란도 더는 불필요한 논쟁”이라고 평가했다.
/홍나라인턴기자 kathy948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