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181.45포인트(0.68%) 하락한 26,562.05에 마감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0.30포인트(0.35%) 내린 2,919.37에 거래를 마쳤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29포인트(0.08%) 상승한 7,993.25에 장을 마쳤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은 이날부터 2차전이 본격화 했다. 미국 정부가 앞서 예고한 2,000억 달러어치의 중국 제품에 10%의 관세 부과가 시작됐다. 지난 7~8월 두 번에 걸쳐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25%의 관세를 매긴 데 이어 2차 관세 부과다.
중국도 이날 600억 달러어치의 미국 제품에 5~10%의 보복 관세 부과를 시행했다. 미국의 일방주의적인 무역 행태를 비판하는 백서도 발행했다. 특히 중국이 지난 주말 협상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증시 분위기가 냉각됐다. 당초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경제담당 부총리는 오는 27∼28일 워싱턴DC에서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었다.
이와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몰래 녹음한 뒤 장관들을 부추겨 대통령 직무를 박탈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로드 로즌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의 사퇴설이 불거진 점도 지수 하락에 압력을 가했다. 중간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정부에 악재로 작용하며 시장 안정을 해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제롬 파월 의장이 무역 분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어떤 발언을 할지도 관심이다.
GE 주가는 3.53% 내린 11.74달러로 떨어져 전저점인 11.94달러를 깼다. 반면 애플은 신제품 판매 호조에 소폭 올랐고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른 기술주도 일제히 상승해 나스닥 상승세를 이끌었다.
컴캐스트는 영국 방송사인 스카이 인수에 21세기 폭스보다 높은 인수가를 써내면서 승리했지만 6% 하락했다. 반면 스카이는 8.7% 급등했다. 스카이는 주주들에 컴캐스트의 제안을 받아들이자고 권고했다. 시리우스XM은 판도라 주식을 35억 달러에 살 것이라고 발표했다. 장초반 급등하던 판도라 주가는 1.2% 하락했고, 시리우스는 10% 급락했다.
미국 증시에 앞서 끝난 유럽 주요국 증시 역시 대체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0.42% 내린 7,458.41로 장을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도 0.64% 하락한 12,350.82로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지수 역시 0.33% 낮은 5,476.17로 종료했다. 범유럽지수인 Stoxx 50지수도 0.59% 빠져 3,410.44를 기록했다.
글로벌 무역분쟁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독일 증시에서 다임러와 BMW가 모두 2% 넘게 빠졌고, 프랑스 증시에서도 차량부품기업 발레오가 2.3% 내렸다. 영국에서는 광산기업 안토파가스타가 2.7% 하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중간 무역 전쟁을 시장이 너무 가볍게 여기다 이를 다시 진지하게 주시하게 됐다며 당분간 G2의 무역 분쟁 확산 여부가 증시의 방향성에 키를 쥘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유가는 상승세가 뚜렸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8%(1.30달러) 오른 72.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선물거래소(ICE)의 11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3%대 상승하며 80달러 선을 훌쩍 넘었다. 브렌트유 가격은 2014년 11월 이후 약 4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지난 23일 알제리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과 러시아를 비롯한 비(非)OPEC 산유국 석유장관들의 회동에서 원유 증산 가능성을 배제하면서 유가가 힘을 받았다. 오는 11월 초로 다가온 미국의 대이란 원유제재 복원도 유가 상승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최근 JP모건은 미국의 이란 제재로 국제유가가 향후 배럴당 90달러까지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 금값은 소폭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값은 온스당 0.3%(3.10달러) 오른 1,204.40달러를 기록했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