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현 지사 선거에서 야권이 지원한 후보가 승리를 거뒀다. 아베 신조 총리의 자민당 총재 3연임이 결정된 후 처음 열린 광역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 아베 총리가 지원한 후보가 패한 것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0일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에서 중의원 의원 출신인 다마키 데니(58)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다마키 후보는 입헌민주당과 국민민주당, 일본공산당, 사민당 등의 지원을 받았다. 지난 8월 췌장암으로 사망한 오나가 다케시 전 오키나와현 지사의 유지를 받들어 이번 선거에서 미군 기지의 헤노코 이전 반대를 전면에 내세웠다.
일본 정부는 1990년대 오키나와현 기노완 시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후텐마 비행장의 이전지를 나고시의 헤노코로 정했지만, 오키나와에서는 비행장을 아예 오키나와 밖으로 옮길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강하다. 전임 오나가 지사는 기지 이전을 강행하려는 아베 정권의 움직임에 맞서 헤노코 이전을 위한 해안부 매립 승인의 철회를 발표하며 정부와 날을 세웠고, 다마키 후보 역시 오나가 지사와 같은 입장임을 강조했다.
자민당과 연립여당 공명당의 추천을 받은 사키마 아쓰시 전 기노완 시장은 지역 발전을 강조하는 한편 기지 이전 이슈는 피하는 전략을 폈다.
다마키 후보의 승리로 헤노코 기지 건설을 놓고 중앙 정부와 오키나와 지방 정부 사이의 갈등은 격화될 전망이다. 아베 정권은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등 자민당 간부들을 대거 오키나와에 내려보내 지원 유세를 펼쳤지만 선거에서 패배하면서 타격을 입게 됐다. 교도통신은 “이번 선거 결과가 개헌 논의 등 정권 운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