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맞춤형 항암제 선별 1시간이면 'OK'

서울아산병원 신용 교수팀 신기술 개발

피속 암DNA 조각 결합물질·플라스틱칩 활용

고가 NGS 검사 없이 유전자 변이 여부 확인

신용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가 대장암 환자의 피속에 떠다니는 종양 DNA 조각(유리핵산)을 잡아내기 위해 이 조각과 결합하는 물질인 DTBP와 혈액을 마이크로 플라스틱 칩에 흘려주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신용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가 대장암 환자의 피속에 떠다니는 종양 DNA 조각(유리핵산)을 잡아내기 위해 이 조각과 결합하는 물질인 DTBP와 혈액을 마이크로 플라스틱 칩에 흘려주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1시간이면 맞춤 항암제 선별에 필요한 유전자 변이 여부 파악까지 끝낼 수 있는 검사방법이 개발됐다.

1일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신용 융합의학과 교수팀은 암환자의 종양에서 떨어져나와 혈액에 떠다니는 DNA 조각인 유리핵산(cell free NA·cfNA)들을 DTBP라는 물질과 미세한 홈이 파인 마이크로 플라스틱 칩(가로 7㎝, 세로 8㎝가량의 초박형 플라스틱 필름)을 활용해 고속·고효율로 잡아내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혈액에서 혈장(적혈구·백혈구·혈소판 등을 제외한 액체성분)을 분리해 DTBT와 섞은 뒤 마이크로 플라스틱 칩에 흘려주면 종양 유리핵산과 결합한 DTBP가 칩에 붙는다. 여기까지 40분 정도 걸린다. 종양 유리핵산을 잡아내는 효율이 좋아 기존 광학·유전자증폭(PCR) 장비로 20분~2시간 증폭(대량복제)하면 맞춤 항암제 선별에 필요한 유전자 변이 여부를 빠르고 저렴하게 파악할 수 있다. DTBP와 마이크로 플라스틱 칩, 광학장비를 활용하면 1시간 안에 전 과정을 마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원심분리기로 적혈구·백혈구 세포 등까지 파괴해 이들 세포의 DNA가 잔뜩 뒤섞인 시료를 갖고 유전자 변이 여부를 파악하려다 보니 효율·정확도가 떨어지고 진공펌프·직류전원장치 등 다양한 장비가 필요했다. 또 정확도를 높이려고 분석에 1주일가량 걸리고 건당 100만원 안팎의 비용이 드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장비까지 동원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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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교수팀이 박인자 대장항문외과 교수팀과 공동으로 대장암 2~4기 환자 14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혈중 유리핵산을 자체 개발한 신기술과 기존 기술로 분리해보니 진단 정확도에 큰 차이가 있었다. 신기술의 진단 정확도(유전자 변이 검출)는 환자의 대장암 조직 샘플로 NGS 검사를 한 경우의 71% 수준으로 기존 기술(57%)을 크게 웃돌았다.

신 교수는 “이 기술은 대장암은 물론 폐암·유방암 등 다양한 암에 적용할 수 있다”며 “검사과정을 자동화하고 검사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인데 2~3년 뒤 상용화를 목표로 학교벤처 설립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장암 조직을 떼내서 하는 유전자 변이 검사는 암 수술 등 매우 제한적으로만 할 수 있지만 혈액에서 종양 유리핵산을 검출하는 검사는 언제든 가능하고 재발·전이 모니터링, 암 조기검진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IF=12.44)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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