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현재 여자골프 세계랭킹 톱10 중 4명이 한국인이다. 지난 1998년 박세리를 시작으로 20년간 11명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왕을 차지했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금메달도 한국인(박인비)이 탔다. 국가대항전을 벌이면 한국의 압도적인 우승이 당연할 것 같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2014년 신설돼 격년으로 열리는 여자프로골프 국가대항전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한국은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초대 대회 때 스페인·스웨덴에 밀려 일본과 공동 3위에 그쳤고 2016년 대회 때는 미국에 1점 차로 져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변이 많은 경기 방식과 선수 선발의 어려움 등으로 우승이 말처럼 간단하지가 않다. 대회 역사가 짧다 보니 참가에 대한 동기부여가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3회째인 올해도 목표는 역시 우승이다. 지난 두 번은 모두 미국에서 열렸는데 올해는 한국에서 오는 4일부터 나흘간 열린다. 남자프로골프 미국·세계연합(유럽 제외)의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을 2015년 개최했던 인천 잭니클라우스GC가 이번에는 8개국 32명의 여자골프 올스타들을 맞는다.
한국은 박성현(세계랭킹 1위)·유소연(4위)·김인경(10위)·전인지(27위)가 대표로 나선다. 1회 대회에서 3승1패로 활약했던 ‘골프여제’ 박인비는 출전권을 후배들에게 양보했다. 7월2일자 세계랭킹이 참가 기준인데 상위 랭커인 최혜진·고진영이 같은 기간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에 출전하기로 하면서 전인지에게까지 기회가 갔다.
첫 사흘간은 조별로 포볼(2인 1조로 각자 공을 쳐 더 좋은 스코어를 팀 점수로 삼는 방식) 경기만 치르고 여기서 상위 5개국(각 조 상위 2팀+와일드카드)을 가려 7일에 싱글 매치로 최종 순위를 정한다. 승점은 승리 2점, 무승부 1점이다. A조는 한국·잉글랜드·호주·대만, B조는 미국·일본·태국·스웨덴으로 편성됐다. 총상금은 160만달러. 우승팀은 선수 한 명당 10만달러를 챙긴다. 꼴찌를 해도 3만달러씩은 받는다.
한국팀의 간판은 유소연이다. 1·2회 대회에 모두 참가한 유소연은 통산 6승2패로 이 대회 최다 포인트 1위다. 일본과의 정기 대항전에도 유독 강해 ‘일본 킬러’로 불리는 그는 지난달 30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메이저 일본여자오픈 우승으로 기세가 오를 대로 올랐다. 유소연은 “우승을 통해 내 게임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 훌륭한 동료들과 팀을 이뤄 국내 팬들 앞에서 꼭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박성현은 이 대회 첫 출전. 그러나 올 시즌 이미 메이저 1승 포함해 3승을 올린 자신감으로 무장했고 국내 투어 시절인 2016년에 매치플레이 대회(두산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경력도 있다.
디펜딩 챔피언 미국, 성장세가 뚜렷한 태국이 한국과 우승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렉시 톰프슨, 제시카 코르다가 선봉에 서며 태국은 쭈타누깐 자매와 이 대회 통산 9점을 올린 폰아농 펫람이 요주의 인물이다. 한국계 이민지와 오수현이 출전하는 호주, 올해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자 조지아 홀의 잉글랜드는 다크호스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