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흐름을 판단하는 기준인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래 고용과 수출을 좌우하는 설비투자도 전달보다 1.4% 줄어 6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벌였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장기간 감소다. 우리 경제가 하강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우려가 통계로 확인된 셈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9로 5개월 연속 하락했다. 선행지수도 99.4로 3개월 연속 떨어졌다. 두 지표 모두 금융위기가 한창이었던 2009년 수준까지 하락했다. 통상 동행지수가 6개월 연속 떨어지면 경기하강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최근 동행지수는 5개월 연속 내렸지만 1~3월 ‘보합’을 유지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6개월 이상 하락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경기지표가 안 좋은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공식적으로 하강국면 전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국내총생산(GDP) 등 다른 지표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비투자 감소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의 투자 부진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반도체 투자 등과 연결돼 있는 특수산업용 기계류 투자가 3.8% 줄었다. 현 정부에서 시행된 부동산 규제의 영향으로 건설투자 지표인 건설기성도 전달보다 1.3% 감소했다.
‘쇼크’를 이어가던 취업자 증가 수도 마이너스로 추락할 것이 확실시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9월 취업자 증가가 마이너스로 갈 수도 있느냐”는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고용부진에 대해 사과했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