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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국제금융시장] 美 혼조세 속 유럽은 하락

이탈리아 포퓰리즘 예산안에 시장 불안 부각돼

유가도 '숨고르기'…안전자산 금값은 1%대 올라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2일(현지시간) 기술주 부진 속에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122.73포인트(0.46%) 상승한 26,773.9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6포인트(0.04%) 하락한 2,923.4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7.76포인트(0.47%) 내린 7,999.55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다시 한 번 경신했다.

시장참가자들은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 타결 이후 글로벌 무역분쟁 추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탈리아 예산안 우려도 재부각됐다.

USMCA가 타결된 후 무역정책에 민감한 전통 대기업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보잉과 캐터필러 등의 주가가 큰 폭 올랐다. 이에따라 대형주 위주의 다우지수는 이날 26,824.78로 장중 최고치를 다시 썼다.

파월 연준 의장이 전미실물경제학회 강연에서 미국의 경제 상황이 매우 긍정적이라고 낙관적 평가를 한 점도 주가를 지지했다. 파월 의장은 또 임금과 물가의 급등 가능성은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금리 인상이 점진적일 것이란 견해를 재차 확인했다.

뉴욕증권거래소 내부뉴욕증권거래소 내부



하지만 미국과 중국간 무역 긴장은 여전히 팽팽한 상황이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12월에 열릴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공식 대화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무역 관련 협상을 재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이어 “지금까지 대화는 우리의 입장에서 매우 불만족스러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미중간 무역분쟁은 미국 중간 선거 이전에는 완화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탈리아 상황도 여전히 불안하다. 이탈리아의 내년 예산안에 대한 유럽연합(EU) 관계자의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클로디오 보르기 이탈리아 하원 예산위원회 위원장이 유로화 탈퇴를 언급하면서 시장 불안에 불을 지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 등이 유로화 탈퇴는 정부 입장이 아니라고 급히 진화했지만, 10년물 국채금리가 3.4%를 넘어서는 등 시장 불안이 확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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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국채를 대거 보유한 이탈리아 은행의 건전성 우려를 자극하며 뉴욕증시 주요 은행주에도 악재로 작용 했다.

종목별로는 보잉과 캐터필러가 각각 1.1%, 1.7% 올랐다. 페이스북 주가는 1.9% 떨어졌고, 아마존은 1.6% 내렸다. 이날 시장 기대를 웃도는 3분기 순익을 발표했지만 펩시 주가는 달러 강세가 향후 수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로 1.8% 하락했다.

최근 해킹 사건 등 악재가 겹친 페이스북 주가가 지속적인 하락 압력을 받아 기술주 주가에 부담을 줬다. 아마존 주가도 임금 인상 계획으로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자금을 빨아들였던 이른바 팡(FANG) 등 주요 기술주에서 무역긴장 완화 혜택을 받는 수출 대기업으로 투자자금이 전환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에 앞서 마감한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이탈리아의 내년도 예산안 우려 속에 일제히 하락했다.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2,287.58로 장을 마치며 0.42% 내렸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71% 떨어진 5,467.89로 거래를 끝냈다. 런던 증시의 FTSE 100지수는 0.28% 내린 7,474.55로, 범유럽지수인 Stoxx 50 지수는 0.74% 하락한 3,388.99를 각각 기록했다.

유럽 증시는 이날 예상보다 훨씬 큰 폭의 재정지출 확대 계획을 담은 이탈리아의 내년 예산안에 대한 불안감이 투자 심리를 짓누른 탓에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탈리아 경제 리스크의 지표로 인식되는 이탈리아와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차(스프레드)는 한때 300bp를 넘어서는 등 2014년 3월 이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부는 지난주 발표한 예산안에서 올해 1.6% 수준이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규모를 내년에 2.4%로 대폭 확대하기로 해 국내외의 우려를 사고 있다.

급등세를 보였던 국제유가는 이날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0.07달러(0.1%) 하락한 75.2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런던선물거래소(ICE)의 12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0.33달러(0.39%) 내린 84.65달러에 거래되는 데 약세를 연출했다.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의 새 무역협정 타결에 이어 전날 3% 안팎 유가가 급등한 탓에 가격부담이 부각되며 조정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반면 금값은 오랜 만에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15.30달러(1.3%) 오른 1,20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탈리아발(發) 변수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 시장으로 투자심리가 쏠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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