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北美 마주앉지만...靑 "관점차이" 험로 예고

폼페이오 7일 4차 방북

스티븐 비건 특별대표도 동행

고위급·실무회담 동시진행할듯

靑 "회담일정 나오면 엄청난 사건

북미회담→ 김정은 답방이 순리"

외교장관 종전선언 가능성 제기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오는 7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기로 하면서 샅바싸움을 벌여온 북미가 비핵화·종전선언 등에서 접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2일(현지시간)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7일 북한을 방문해 김 국무위원장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핵화 실무를 담당하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도 동행해 고위급회담과 실무협상이 동시에 진행될 것임을 예고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6일 일본을 방문하고 7일 새벽 북한으로 간 후 7일 밤 한국으로 와 8일 문재인 대통령,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난 뒤 같은 날 중국을 찾을 예정이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3월31일~4월1일 △5월9일 △7월6~7일에 이어 네 번째이며 8월2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차 방북을 전격 취소한 지 약 40일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청와대는 환영하면서도 전망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꺼져가는 북미 간 불씨를 되살린 것 자체만으로 문 대통령이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면서도 “북미 간 관점의 차이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지는 여전히 미지수”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폼페이오 장관이 예상보다 일찍 북한을 방문한다”며 “이에 미 중간선거(11월6일) 전에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커졌다”고 내다봤다.


청와대는 북미가 폼페이오의 방북으로 이견을 좁히고 오스트리아 빈에서의 실무협상을 거쳐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발표될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생각의 차이를 좁히는 과정이 7일 평양에서 해야 할 일이고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지고 나서 예정했던 빈 라인을 통한 실무협상이 가동될 수 있다”며 “이후에 2차 정상회담 장소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물론 폼페이오 방북 직후 일정이 발표된다면 오히려 그게 엄청난 사건이 아닌가 싶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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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국은 영변 핵시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기하고 불시에 사찰할 수 있는 특별사찰권을 주면 종전선언을 주겠다는 입장인 것 같고, 북한은 어림도 없다고 맞서는 실정인 듯하다”며 “청와대의 설명을 감안하면 북미가 아직 이견이 큰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청와대가 그리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무엇일까. 청와대 관계자는 “북미정상회담이 일단 열리면 종전과 비핵화에 대한 진전 사안을 두 정상이 선언할 것”이라며 “종전선언에 대한 두 정상의 공통된 입장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는 “김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종전선언이 이뤄지고 난 뒤에 오는 게 의의가 있고 서울선언이 나온다면 북미관계가 풀린 뒤에 와야 성과를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순서는 북미회담→종전선언→김 위원장 답방, 이렇게 풀려가는 게 순리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종전선언을 정상 간 만남이 아닌 외교장관 선에서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해 남은 기간 중 문 대통령의 해외순방 일정이 많아 남북미 3자 정상이 한자리에 모일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신 센터장은 “외교장관이 모여 종전선언을 해도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한 차례 방북이 취소된 만큼 폼페이오 장관이 실제 평양에 갈 때까지 낙관할 수 없으며 김 위원장 면담도 예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7월6~7일 3차 방북 때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했으며 이에 북미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진 바 있다.

/뉴욕=손철특파원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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