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상승폭 4주째 둔화...서울 집값 조정?

지난달 부동산 규제대책 이후

매수·매도자 모두 관망세 전환

오름세 0.47%→0.09%로 둔화

은마 등 호가 내린 급매물 나와

"연말까지 보합세 지속" 분석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최근 4주 연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9·13 및 9·21 대책’ 이후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관망세가 짙어지자 호가 상승에 제동이 걸리면서다. 서울 일부 단지에서는 급매물도 조금씩 나오자 조정 국면의 초기 단계에 접어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감정원이 4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동향조사’ 자료에 따르면 10월 1주(10월 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9%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주(0.10%)보다 오름폭이 소폭 줄어든 수치이면서, 9월 1주(0.47%) 이후 4주 연속 오름폭이 둔화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정부가 9월 들어 두 차례 대책을 꺼내 놓은 이후 매도자와 매수자가 일제히 관망세로 돌아섰다”면서 “큰 폭은 아니지만 일부 단지에서 호가가 떨어지는 등의 변화로 주간 상승률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결과에서는 동작구의 오름폭이 크게 준 것으로 나타난다. 8월 3주 0.80%까지 주간 상승률이 치솟았던 동작구는 지난주 0.10%까지 그 수치가 떨어진 데 이어 이번 주 보합(0.00%)으로 돌아섰다. 동작구가 감정원 주간 상승률 조사에서 보합을 기록한 건 2월 3주(2월 19일) 이후 약 8개월 만에 처음이다. 상도동 D공인 관계자는 “그간 매입할 물건이 나오기만 기다렸던 사람들이 이제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면서 “상황을 지켜보면서 가격이 떨어지기를 기대하는 눈치”라고 전했다.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도 상승세가 뚜렷하게 둔화됐다. 이들 지역은 1달 전(9월 1주) 주간 상승률이 0.66%까지 올랐었지만 이번 주 0.05%까지 낮아졌다. 이 중 강남구는 지난주(0.08%) 대비 상승률이 절반 가량 준 0.04%로 집계됐고, 서초구도 0.01%를 기록하면서 보합과 유사한 모습을 보였다. 송파구도 서울 전체 상승률보다 낮은 0.07%로 조사됐다.


현장 중개업소에 따르면 추석 연휴 이후 강남권 일부 단지에서 급매물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다만 집주인들 사이에서는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더 우세해 큰 폭의 호가 조정은 아니라는 게 중개업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매수인들도 일부 급매물에 쉽게 매입 의사를 나타내지 않는 대신 가격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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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은마 전용 76㎡는 최고점보다 1억 원 낮은 17억 5,000만 원의 급매물도 있다”면서 “하지만 이 같은 급매물이 속출해 매물이 쌓이는 모습은 아니고 전반적으로는 약보합세를 보인다”고 했다. 지난달 초 매도 호가가 19억 원을 넘어섰던 잠실 주공5단지 전용 76㎡도 연휴 이후 최대 18억 3,000만 원까지 호가가 내려갔다.

상황이 이렇자 서울 아파트 가격은 조정국면에 본격적으로 접어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전문위원은 “한 달 가량 주간 상승률이 줄어들고 주간 상승률이 0.10%의 선이 무너졌다는 건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다는 증거”라면서 “올 연말까지는 단기 안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한 시중은행 PB는 “양도세 부담이 있는 다주택자들보다 1주택자 쪽에서 매물이 나올 수도 있다”면서 “매물은 풀리는데 매수자들이 지금 같은 관망세를 보이면 7~8월 상승분의 절반 정도의 가격은 빠지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이완기·이재명기자 kingear@sedaily.com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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