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성장률 저하, 부채 증가, 출산율 저조의 원인이 글로벌 금융위기에 있다고 분석하고 새로운 금융위기가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IMF는 다음 주 발표할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 첨부될 ‘금융위기 후 10년 분석’ 보고서에서 아직 세계 60여개국의 경제는 금융위기가 일어나지 않았을 때 도달했을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성장률 하락은 금융위기를 겪은 24개국에서 가장 컸다.
IMF는 “2008년 금융위기는 이전 50년간의 미국 주택 시장 붐에 뿌리가 있다”면서 “멕시코의 공장이 문을 닫고, 스페인의 지방은행들이 구조조정을 했으며, 중국 주강 삼각지에서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는 등 세계 각국이 금융위기로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아울러 IMF는 금융위기가 심지어 출산율과 이민에도 영향을 끼쳐 잠재적 성장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0년간 계속된 낮은 출산율이 노동인력 규모를 축소시키는 요소로 작용, 잠재성장 능력을 약화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IMF는 “많은 나라에서 출산율이 급격히 하락해왔다. 향후 이들 나라의 노동력 규모에 장애 요소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경기침체로 실업률이 높아지면 결혼과 출산이 늦춰지는 경향이 생긴다. IMF 자료에 따르면 미국 여성들은 2007년 1인당 2.12명을 낳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6년에는 1.8명에 그쳤다.
또 금융위기 전까지는 유입되는 선진국에 이민자가 급증했지만 이런 경향은 금융위기 이후 뒤집혔다.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국 정부는 지출을 늘리고 중앙은행은 초저금리와 대규모 자산 매입 등으로 맞섰다. 때문에 세계 GDP 대비 부채 비율은 52%로 위기 이전의 36%보다 높아졌고 중앙은행들의 자산 규모는 위기 이전보다 몇 배로 늘었다.
IMF는 세계 경제가 또 한 차례의 금융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에서 그림자 금융 대출이 급증하고 각국이 보험사와 자산운용사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지 못한 것이 불안 요소라는 것이다. 또한, JP모건과 중국공상은행 같은 글로벌 은행들이 지나치게 비대해진 것도 우려의 대상이 됐다.
IMF는 불평등 심화가 투자와 생산성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부유한 집단이 자금을 쌓아두고 경제의 생산적인 부분이 재투자하지 않는 것이 나쁜 영향을 불러온다는 것이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