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징역형과 함께 213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벌금 및 추징금을 선고받으면서 이를 어떻게 납부할 건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는 지난 5일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5년과 함께 벌금 130억 원, 추징금 82억7,000만 원을 선고했다.
이 전 대통령이 삼성그룹 등에서 받은 뇌물이 벌금과 추징금 산정에 영향을 미쳤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이 삼성그룹에서 다스의 미국 소송비 61억 원 상당을 뇌물로 받았다고 인정했다. 또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김소남 전 의원에게서 각각 19억 원과 4억 원을, 원세훈 전 원장에게서는 10만달러(1억 원 상당)를 뇌물로 받았다고 보았다.
확정된 벌금은 판결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내야 한다. 만약 벌금을 내지 않으면 최대 3년간 노역장에 유치된다.
또한 이 전 대통령은 2016년 3월 개정된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의 적용을 받는다. 따라서 공무원이 뇌물 등 불법으로 취득한 재산의 추징 시효가 10년으로 연장됐다. 범인 외에 가족을 비롯한 제3자가 그 정황을 알면서 취득한 불법재산 및 그로부터 유래한 재산도 추징할 수 있게 됐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달 6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전 재산은 현재 사는 논현동 집 한 채가 전부”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형이 확정됐는데도 이 전 대통령이 추징금을 내지 않으면 가압류 상태인 논현동 사저 등을 강제 경매하게 된다”고 말했다.
법원은 올해 4월 검찰의 추징보전 청구를 받아들여 이 전 대통령의 재산 111억 원 상당을 묶어놨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은 올해 공시지가로 62억6,000만 원 상당인 논현동 사저와 40억 원 상당의 부천 공장 부지 등을 확정판결 전까지 처분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