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건강 에세이] 미래 한국 발목잡을 비만

이원영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대한비만학회 이사




비만은 체내에 지방 축적이 증가된 상태로 많은 질병과 관련된다. 제2형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대사증후군, 협심증, 뇌졸중, 지방간, 통풍은 물론 골관절염·요통·수면무호흡증후군·천식·요실금 발생 위험을 높인다. 식도암, 위암, 직장암, 간암, 췌장암, 신장암, 유방암(폐경 후), 자궁내막암 등 여러 암 발생과도 관련이 있다.

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BMI)는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비만도 판정 기준이다. 대다수 인구집단에서 체지방량과 상관관계가 높아 가장 널리 사용된다. 대규모 전향적 연구에서 BMI와 사망률 사이에는 J자 또는 U자 모양의 관련성이 있으며 BMI가 증가하면 비만 관련 질환 이환율도 증가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서구인과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에 대해 비만 진단기준을 달리 적용한다. 성인의 경우 서구인은 BMI 30㎏/㎡(키 160㎝면 76.8㎏, 170㎝면 86.7㎏) 이상, 아시아인은 25㎏/㎡(키 160㎝면 64㎏, 170㎝면 72.3㎏) 이상을 비만으로 정의한다. 아시아인은 같은 BMI의 서구인보다 체지방률이 높으며 더 낮은 BMI에서 당뇨병·고혈압 등의 동반 질환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한비만학회는 1,000만명 이상의 국민건강검진 자료를 토대로 BMI·허리둘레에 따른 동반질환 위험도 등을 반영하고 유관학회들과의 공청회에서 동의를 얻어 올해 보다 세분화된 비만 기준을 진료지침에 반영했다. BMI 23㎏/㎡(키 160㎝면 58.9㎏, 키 170㎝면 66.5㎏) 미만을 정상, 23~24.9㎏/㎡를 과체중 또는 비만 전 단계, 25㎏/㎡ 이상을 비만(29.9㎏/㎡까지 1단계, 34.9㎏/㎡까지 2단계, 35㎏/㎡ 이상 3단계)으로 정의했다.


현재 우리나라 성인의 33%(남성 36%, 여성 30%)가량이 비만이어서 이를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소아·청소년은 연령별·성별 BMI가 상위 85~94%면 과체중, 95% 이상이면 비만으로 구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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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명 이상의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전향적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BMI와 사망률의 관계는 J자 모양의 관련성을 보였고 과체중군BMI 23~24.9㎏/㎡ 그룹에서 총 사망률이 가장 낮았다. 한국·일본·중국인을 포함한 100만명 이상의 동아시아인들을 대상으로 한 다른 코호트 연구에서는 BMI 22.6~27.5㎏/㎡ 그룹에서 총 사망률이 가장 낮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우리나라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 3대 만성질환의 새로운 발생은 BMI 정상군(18.5~22.9㎏/㎡)보다 과체중군(23~24.9㎏/㎡)에서 유의하게 높았다.

국제당뇨병연맹(IDF)에서는 복부비만의 기준도 종족에 따라 적합한 기준을 정하도록 했다. 아시아인은 유럽인 등 서구인보다 낮은 기준을 권고했다. 대한비만학회에서도 한국인의 허리둘레 연구결과에 기초해 복부비만 진단기준을 허리둘레 남성 90㎝(35.4인치), 여성 85㎝(33.5인치) 이상으로 제시했다. 한국인 남녀 성인의 20%가량이 복부비만 상태다. 추가적으로 1,000만명 이상의 한국인 자료로 재검증한 바에 따르면 복부비만과 새로운 당뇨병·고혈압·이상지질혈증·심근경색증·뇌경색(허혈성뇌졸중)의 발생이 허리둘레에 비례해 증가됨이 관찰됐다.

따라서 총 열량 섭취를 줄이고 운동을 병행하는 적극적인 생활습관 교정을 통한 비만 예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한비만학회는 비만예방의 날(10월11일)을 정하고 보건복지부·국민건강보험공단·한국건강증진개발원 등과 공동으로 비만예방 관련 홍보를 진행해왔지만 범국가적 노력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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