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정부 벤처투자 수도권 집중 심각…일부 지방 고용감소"

조배숙 의원 "벤처투자 일자리 창출, 극심한 지역 양극화"

고용성과 2,118명이지만 90%가 수도권 기업서

올 상반기 벤처투자 받은 기업 역시 79%가 수도권




정부의 벤처투자가 수도권에 대거 집중되며 지역균형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중소벤처기업부는 올 상반기 벤처투자의 일자리 창출효과는 2,118명으로 집계됐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일부 지방은 고용이 감소해 극심한 양극화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조배숙 의원(민주평화당·전북익산을)이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투자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벤처투자 일자리 창출의 극심한 지역 양극화는 정부 모태펀드 자펀드 투자의 지역 불균형 등 수년간 굳어진 양극화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를 받은 550개 기업의 지역별 고용성과는 총 2,118명, 12.2%의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나 이 가운데 90%에 달하는 1,921명이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됐다. 오히려 강원과 충북은 고용감소(18명)가 나타났고, 세종·광주·울산이 각각 16명, 5명, 1명의 고용감소가 나타났다.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은 지난 5년간 이어져 왔다고 조배숙 의원은 지적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정부의 벤처투자를 받은 2,649개 기업의 지역별 고용성과는 총 28,134명으로 35.6%의 증가율을 보였지만 그 중 25,260명(89.8%)이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경북은 394명 고용감소가 나타났고, 대구 282명, 전남 47명의 고용감소가 나타났다. 벤처투자 일자리 창출효과의 양극화가 수년간 고착화 된 것이다.


정부가 투자한 기업도 수도권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기업의 분포를 살펴보면, 2018년 상반기 벤처투자를 받은 550개 기업 가운데 436개(79.2%)가 수도권에 있다. 기업 분포 조사에 따르면 제주는 단 1곳, 울산은 2곳, 전남 4곳, 부산과 전북이 각각 5곳, 광주 6곳, 충남 8곳, 경남 9곳으로 대부분 지방에서 정부의 벤처투자 수혜를 입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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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모태펀드 자펀드의 지역별 투자현황에서도 수도권 집중이 뚜렷이 나타난다. 2014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해마다 70% 이상의 모태펀드 자펀드의 투자가 수도권에 집중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중소벤처기업부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방투자 확대를 위해 모태펀드에 새롭게 지방계정을 신설(2014년)해 운영하고 있지만 2014년 지방계정펀드 규모는 200억원에 불과해 전체 자펀드 규모 1조6,796억의 1.2%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 2.1%, 2016년 1.8%, 2017년 0.9%로 2015년에 잠깐 증가했다가 꾸준히 그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

조배숙 의원은 “정부의 모태펀드 등 벤처투자 지원 정책이 오히려 수도권과 지역의 불균형을 가속화, 고착화 시키고 있는 것”이라며,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지만, 지역 간 격차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문재인 정부가 내세우는 국가균형발전은 요원해 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조 의원은 “중소벤처기업부는 일자리 창출 성과 홍보에 급급하기 이전에,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모태펀드 등 벤처투자 지원 정책 전반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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