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호조에도 신흥국 주식시장 주요 주가지수가 17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가운데 신흥국 경제의 취약성이 드러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와 함께 집계한 타이거지수를 분석한 결과, 세계 경제는 연초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여전히 강한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는 중이라고 7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터키 등에서 경제 불안이 이미 드러나고 있으며, 이는 다른 신흥국으로도 확산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이거지수는 공식 경제지표부터 금융자산 시장 가격, 신뢰지수까지 다양한 지표 흐름을 과거와 비교한 값이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브루킹스 선임연구원은 “전통적인 성장률 지표는 대부분 국가에서 비교적 건전한 것으로 보이지만, 기업·소비자 신뢰 약화로 상당수 국가, 특히 신흥국들에서 성장 전망에 부정적 조짐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가 두드러진 강세를 보이고 있고 다른 선진국도 장기적 추세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반면, 신흥국들에는 단기적인 우려가 집중돼 있다. 프라사드 선임연구원은 신흥국 경제가 겪고 있는 문제로 자금 유출, 통화가치 하락, 대외채무 부담 증가를 꼽았다.
그는 “이전처럼 신흥국들의 대내외 취약성은 세계 금융환경이 덜 완화적인 쪽으로 변하고 미국 달러가 강세일 때 드러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취약점들을 일부 공유하는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도 자본흐름과 통화 변동성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프라사드 연구원은 무역전쟁이 경제 모멘텀에 미치는 영향을 아직 수치로 확인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무역전쟁은 경제 성장에 타격을 가함으로써 중국 당국의 정책적 딜레마를 높이는 요인이다.
신흥시장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미국 달러 강세, 무역전쟁과 중국 성장 둔화 우려 등으로 변동성이 높아졌다.
로이터통신은 MSCI 신흥시장지수가 지난 5일 2017년 5월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마감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월 고점보다는 21%나 떨어진 수치다. MSCI 신흥시장 통화지수 역시 지난 3월 찍었던 올해 고점보다 8% 내렸으며 JP모건은 지난 4일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