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24 조치 이후 중국이 북한의 지하자원 선점에 나섰는데 지난해 9월 전면적인 대북 국제제재 이후에도 북한 광산 조사활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과거 30차례 방북해 광산개발에 나선 경험이 있는 최경수(사진·62) 북한자원연구소장은 최근 서울 서초구 논현로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중국이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 광산 조사활동을 적극 강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한광업진흥공사(현 한국광물자원공사) 남북협력단장 출신인 그는 황해남도 정촌광산(흑연 노천광산) 합작개발에 참여해 전력난 등 우여곡절에도 2006년 준공식을 거쳐 다음해부터 총 800톤의 흑연을 국내로 들여오는데 기여했다. 2007년에는 함경남도 단천의 대흥광산·룡양광산(마그네사이트)·검덕광산(아연) 개발을 위해 현지 도로·철도·항만 등을 3차례 조사했으나 정권이 바뀌며 무산됐다.
“남한이 5·24조치와 핵문제로 북한 광산개발에서 완전히 손을 뗀 사이 중국이 우위를 차지했죠. 지난해 9월 이전까지 북한에 장비와 트럭, 식량 등을 지원하고 무산광산(철광석)·해산광산(동) 등의 생산권을 가져갔고 석탄, 철광석 등도 국제시세보다 30~40% 싸게 수입했어요.” 따라서 앞으로 대북제재가 완화된다면 남측이 다시 북한 광산개발에 나서 상호이익을 거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최 소장은 “최근 북한의 740여개 광산 중 매장량과 품위 등이 알려진 대표적인 광산 70개를 대상으로 앞으로 남북 공동 자원개발시 경제효과를 처음으로 분석했다”며 자료를 제시했다. 70개 광산은 2.8직동과 천선탄광 등 석탄 21개, 무산광산 등 철광석 10개, 검덕광산 등 아연 6개, 대흥광산 등 마그네사이트 4개, 상농광산 등 금 13개, 혜산광산 등 동 7개이며 중석, 희토류, 인회석도 포함돼 있다.
그는 “70개 광산의 공동개발과 현대화 사업 투자비가 30년에 걸쳐 12조7,000억원이 소요될 것”이라며 “연간 매출은 11조7,000억원에 달하는데 영업이익율을 15%로 가정하면 30년 간 총 영업이익은 33조2,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측이 지분을 50% 소유한다면 영업이익이 16조6,000억원인 셈이다. 30년 간 영업이익을 할인율 10%를 적용해 현재가치로 환산하면 1조1,000억원이다.
남측은 현재 석탄·철·금·아연 등 11개 광종의 자급율이 평균 2.8%에 불과하나 북측 광산 현대화와 공동개발 사업을 하면 40.3%로 높아질 것이라는 게 그의 예측이다. 70개 광산의 고용창출 효과는 남측이 연 9만1,310명, 북측이 연 50만3,092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 소장은 “740여개 광산은 국제 제재, 전력부족, 시설 노후화, 내수 한계로 가동률이 30% 수준에 머물고 있으나 남한이 수입에 의존하는 마그네사이트·아연·철·동·금·희토류 등이 있다”며 “단천을 예로 들면 대흥·검덕광산 등 광산 몇개를 패키지로 묶고 인프라까지 같이 개발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제안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