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수레의 엎어진 바큇자국이 뒤 수레의 거울이 된다.” 중국 고사성어 ‘복거지계(覆車之戒)’는 앞사람의 실패를 본보기로 삼아 다음 사람이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조심하자는 것을 뜻한다. 지난해 영흥도에서 낚싯배가 다른 선박과 부딪혀 뒤집히고 올 초에는 신안 앞바다에서 여객선이 좌초되는 등 크고 작은 선박사고가 잇따랐다. 선박사고에서 자신의 안전을 지키려는 국민의 욕구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해지고 있다.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아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복거지계’를 외치는 것이다.
반면 방파제·갯바위·갯벌·테트라포드(방파제 보호 콘크리트 덩어리)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연안(沿岸)사고에 대한 국민의 안전욕구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최근 3년간의 사망사고 통계가 이를 방증한다.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갯벌체험·방파제 낚시 등을 즐기다가 목숨을 잃은 사람은 390명에 달한다.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기상이나 해안의 특성 등을 미리 파악하지 않았고 최소한의 안전수칙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추석 전북 부안에서는 40대 낚시객이 갯바위에서 낚시를 하다 2m 아래로 추락해 다리 골절상을 입었다. 6월에는 군산 비응항 방파제에서 술을 마시고 테트라포드를 걷던 40대가 3m 아래로 추락해 머리 등 온몸에 찰과상을 입었다.
해양경찰은 이 같은 사고를 줄이고 국민이 만족할 만한 ‘더 안전한 바다’를 만들고자 제도를 정비하고 현장에서 긴급구조를 하며 국민의 안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또 스스로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전국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물놀이 안전수칙, 연안사고 예방요령, 심폐소생술 등을 가르치고 있다. 최근 3년간 ‘찾아가는 연안안전 교실’에서 20만여명, ‘생존수영 교실’에서 2만5,000여명, ‘바다로캠프’에서 2,800여명이 교육을 받고 갔다. 기상정보를 미리 파악하고 출입 금지구역에는 들어가지 않을 것이며 구명조끼는 반드시 착용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정부의 노력만으로 안전한 바다를 완성할 수 없다. 바다는 여러 가지 변화무상한 얼굴을 갖고 있다. 잔잔한 얼굴을 보이다가도 순식간에 높은 파도를 치는 성난 얼굴로 변신한다. 방심하면 오히려 바다에게 낚일 수도 있다. 그래서 국민도 정부와 함께 바다의 위험을 극복하기 위해 항상 대비하기를 소망한다. ‘설마 나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은 버리고 안전수칙만큼은 몸으로 기억해 실천하는 문화가 절실하다. 그래야 비로소 ‘더 안전한 바다’가 우리 곁에 자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자는 “모든 일에 예방이 최선의 방책이다. 무슨 일이든 문제가 되기 전에 주의해야 하며 일이 벌어진 뒤에는 이미 때가 늦다”고 말했다. 해양경찰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함께 예방하고 대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