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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국제금융시장] 美금리 공포에 지수 폭락

다우지수 3.15% 급락...기술주 우려에 나스닥도 4% 하락

유가도 위험자산 투자 위축에 2%대 하락...달러는 약세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10일(현지시간) 미 국채금리 상승과 기술주 불안 우려가 겹치며 폭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831.83포인트(3.15%) 급락한 25,598.7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94.66포인트(3.29%) 급락한 2,785.6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15.97포인트(4.08%) 폭락한 7,422.05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는 지난 2월 초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2016년 6월 24일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크게 하락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생산자물가(PPI) 등 경제 지표와 미 국채금리 움직임을 주시했다. 전일 소폭 반락했던 국채금리가 시장 예상에 부합한 PPI 등으로 재차 상승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3.24%를 넘어서기도 했다.

뉴욕증권거래소 내부뉴욕증권거래소 내부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경제가 매우 좋고, 실업률도 3.5%까지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예고된 금리 인상 경로에 대해 편안함을 느낀다”면서 “2.75%에서 3% 사이로 추정되는 중립금리 수준에 도달하려면 기준금리가 조금 더 올라야 한다”고 말했다.

미 노동부는 9월 PPI가 전월 대비 0.2%(계절조정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0.2% 상승에 부합했다. 특히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생산자물가가 전월 대비 0.4% 오르고, 1년 전에 비해선 2.9% 상승하는 등 물가 상승 우려를 자극하는 요인도 있었다.

주요 인터넷 기업 등 기술주의 실적 우려도 겹쳤다. 바클레이즈는 페이스북과 스포티파이, 아마존 등의 실적이나 실적 전망치(가이던스)가 실망스러울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아마존과 넷플릭스, 페이스북,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기술기업의 주가는 이날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S&P 500지수의 기술주 그룹이 7년여 만에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할 정도로 부진했다.


미중간 무역 분쟁에 따른 긴장감도 여전히 증시를 짓눌렀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중국이 경쟁적인 위안화 절하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을 확실히 하고 싶다”면서 “올해 들어 위안화는 상당히 절하됐고 우리는 확실히 무역 논의의 일부로서 환율에 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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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중국이 무역협상을 타결한 준비가 안 돼 있다면서 추가 관세 부과 위협을 재차 내놓기도 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금리상승에 따른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그동안 투자가 집중됐던 기술주를 타격할 수 있다면서 증시 불안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미국 증시에 앞서 끝난 유럽 주요국 증시 역시 미 국채 금리 우려 속에 이탈리아의 재정 적자에 대한 우려가 거듭 제기되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날 보다 1.27% 떨어진 7,145.74로 거래를 마쳤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5,206.22%로 장을 마감해 2.11% 하락했다.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2.21% 떨어진 11,712.50을 기록했으며 범유럽지수인 Stoxx 50 지수는 1.65% 떨어진 3,266.90을 기록했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금융시장의 불안에도 포퓰리즘 예산안이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강경 발언을 내놓으면서 유럽 증시의 매도세를 부추겼다.

국제유가는 증시 폭락의 영향으로 이날 2%대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79달러(2.4%) 하락한 73.1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선물거래소(ICE)의 12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2.47달러(2.91%) 하락한 82.53달러에 거래됐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자산인 원유의 투자심리도 함께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플로리다 해안에 상륙한 허리케인 ‘마이클’ 탓에 멕시코만의 원유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유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증시발 악재에 투자자들이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금값은 소폭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은 온스당 1.90달러(0.2%) 오른 1,193.40달러에 마감했다.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금값에 상승 재료로 작용했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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