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심상찮은 금융시장 충격 대비할 때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심상찮다. 10일 미국 다우지수가 3.15% 급락한 데 이어 11일에는 도쿄와 상하이 등 아시아증시도 일제히 급락세로 돌아섰다. 최근 지지부진했던 코스피지수 역시 매물이 쏟아지면서 4.44% 급락했고 원·달러 환율도 1,144원40전까지 급등하는 등 크게 출렁이고 있다.


세계증시가 동반 하락한 것은 세계 경제의 버팀목인 미국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의 잇단 금리 인상으로 10년 국채 입찰 수요가 예상을 밑돈데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게다가 미국과 중국 간 통상갈등이 환율전쟁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면서 시장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면서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의 자본유출 규모가 1,0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섬뜩한 경고까지 내놓아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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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어려운 한국 경제로서는 그야말로 내우외환이다. 가장 큰 문제는 최근의 주가 하락을 외국인투자가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외국인들은 지난 8거래일간 매도행진을 벌이며 지수를 큰 폭으로 끌어내리고 있다.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연 3.2%를 웃돌아 한미 금리 격차가 10년 만에 최대치로 벌어지면서 해외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국이 또다시 외국인들의 현금인출기 노릇을 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그나마 시장을 지탱해온 반도체 경기마저 고점 논란에 휩싸였고 상장사들의 실적도 꺾이는 분위기다. 국내 금융시장에서 호재를 찾기 힘들다는 말이 괜한 엄살은 아닌 셈이다.

금융당국은 국제금융시장의 급변을 예의주시하면서 우리에게 미칠 충격파를 조기에 차단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시장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정책을 자제하고 경제주체들의 신뢰를 되찾으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정부가 추진해온 혁신성장에 속도를 내면서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체질을 개선하는 과제도 빼놓을 수 없다.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말을 모두가 되새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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