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급락 장세의 향방이 미국의 3·4분기 기업 실적에 달렸다는 외국계 증권사의 분석이 나왔다.
12일 조너선 티슐러(사진) 크레디트스위스(CS) 홀트 아시아태평양 헤드는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의 3·4분기 기업 실적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글로벌 증시 하락장의 가장 큰 요인으로 미중 무역분쟁이 꼽히는데 해당 이슈가 발생하고 사실상 처음 발표되는 기업 실적이어서 특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티슐러 헤드는 “현재의 조정이 언제까지 갈지 예측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증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식 그 자체의 성과이기 때문에 3·4분기 미국의 기업이익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패시브 펀드에 대한 투자 기회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티슐러 헤드는 “시장에서 패시브 전략이 대세로 자리 잡은 후 찾아온 첫 조정기가 될 수 있다”며 “패시브 상품은 시장이 안 좋을 때 수익률이 부진하도록 설계된 상품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결과를 내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밸류에이션이 중국 등 다른 신흥국보다 높다는 평가도 나왔다. 티슐러 헤드는 “한국과 일본의 경우 과거에 비해 최근 밸류에이션이 높은 편이며 중국과 아시아의 경우 밸류에이션이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국내 증권가에서 기대하는 남북 평화 무드에 따른 국내 증시 디스카운트 완화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북한과 관련해 시장은 아직 확실한 무엇을 기다리고 있다”며 “현재까지의 성과가 실체로 이어졌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증시 불안을 피해갈 수 있는 전략으로는 정보기술(IT) 업종 투자가 유망하다는 진단도 나왔다. CS는 간담회 후 자료를 통해 “현금흐름수익률(CFROI)로 봤을 때 IT 업종에 대한 이익 추정치가 하향하지 않는다면 좋은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소비재 업종은 높은 투자수익률(ROI) 대비 추정치 하향폭이 커지고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