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빗장 풀리는 챔픽스...복제약 경쟁 달아오른다

단일제품으로 500억대 매출

한미약품 등 대형 제약사에

알보젠 등 바이오기업도 군침

제네릭 허가제품 33개社 66종




국내 금연 치료제 시장을 독점하는 화이자 ‘챔픽스’를 겨냥한 국내 제약사들의 복제약 출시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전통적인 제약사 외에 바이오기업까지 챔픽스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과열 양상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최근까지 챔픽스 제네릭(합성의약품 복제약)으로 허가받은 제품은 33개사 66종에 이른다. 한미약품, 종근당, 대웅제약 등 대형 제약사 뿐만 아니라 테라젠이텍스, 알보젠코리아, 크리스탈생명과학 등 바이오기업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업계에서는 아직도 식약처 허가를 기다리는 제품이 많아 수십종이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국내 기업들이 챔픽스 복제약에 군침을 흘리는 것은 매출 때문이다. 챔픽스 국내 매출은 지난 2014년 50억원 수준에 그쳤지만 2015년 정부의 금연 치료 프로그램에 정식 치료제로 등록되면서 240억원으로 늘었고 2016년에는 42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650억원을 넘어섰고 올 상반기에도 237억원어치가 팔렸다.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2주짜리 금연 치료 프로그램을 수료하면 12만원 상당의 챔픽스 약값을 전액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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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픽스 복제약은 다음달 14일부터 국내에 판매된다.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챔픽스 복제약 시장에 뛰어들자 화이자는 지난달 유한양행과 챔픽스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시장 수성에 나섰다. 후발주자들의 공세를 막기 위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유통망을 가진 유한양행을 통해 복제약을 견제하겠다는 전략이다. 화이자와 유한양행은 일선 병의원을 상대로 챔픽스가 오리지널 의약품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등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챔픽스가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전문의약품이라는 점에서 일단 가격 경쟁이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출시해야 초기에 시장에 안착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수십종의 챔픽스 복제약이 쏟아지는 만큼 결국 국내 기업들끼리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일 전문의약품으로 500억원대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챔픽스’는 제약사 입장에서 매력적인 제품이지만 경쟁 역시 치열한 상황”이라며 “화이자와 유한양행이라는 연합군에 맞서 시장을 확보하려면 얼마나 가격을 저렴하게 내놓느냐가 관건인데 이는 결국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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