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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서영희X손나은 ‘여곡성’, 한국형 공포영화에 더해진 여성 느와르

/사진=지수진 기자./사진=지수진 기자.



한국 대표 고전 공포영화 ‘여곡성’이 32년 만에 돌아왔다. ‘여곡성’의 가장 큰 색깔인 한국적인 정서를 그대로 가져오되 액션, 느와르 못지않은 빠른 호흡으로 현대적인 분위기가 더해졌다. 공포영화 침체기가 이어지는 현 극장가에서 ‘여곡성’은 관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

17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 CGV에서 영화 ‘여곡성’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유영선 감독과 배우 서영희, 손나은, 이태리, 박민지가 참석해 작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여곡성’은 1986년 개봉한 동명의 한국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원인 모를 기이한 죽음이 이어지는 한 저택에 우연히 발을 들이게 된 옥분(손나은)과 비밀을 간직한 신씨 부인(서영희)이 집안의 상상할 수 없는 서늘한 진실과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2014년 웰메이드 공포물 ‘마녀’를 연출하며 주목받았던 유영선 감독은 한국 고전 공포 영화의 대표작으로 꼽힐 만큼 많은 인기를 누렸던 ‘여곡성’을 새롭게 연출하며 또 한 번 공포물에 도전장을 던졌다.

유영선 감독은 “공포영화를 워낙 좋아한다”며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기대도 됐지만 워낙 원작이 유명한 작품이어서 부담이 컸다. 단순한 공포영화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여성 느와르라고 생각하고 연출했다. 기대 이상의 작품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추격자’,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등의 작품에서 강렬한 캐릭터로 주목을 받아 온 서영희는 오랜만에 정통 공포 영화로 돌아왔다. 30년 전 충격적인 비주얼로 보는 이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신씨 부인 캐릭터를 30년 만에 새롭게 탄생시킨 서영희는 닭 피를 마시는 장면 등 ‘여곡성’의 명장면을 그대로 재현하며 극장가를 공포로 물들일 예정이다.

서영희는 “실제로 공포 영화를 많이 즐기지는 않는데 이번 영화를 통해 공포 영화에 눈을 뜨게 됐다”며 “전작들에서는 누군가에게 당하는 입장에서 상황적인 공포를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누군가를 해치는 공포기 때문에 다른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닭 피를 마시는 장면을 찍는 날 굉장히 추웠다”며 “피를 내뿜어야 하는데 특수효과 관이 다 얼 정도였다. 피가 얼면서 손에 가시가 박히는 느낌이었다. 동상에 걸리면 이런 기분이겠구나 싶었다. 100%의 연기를 다 보여주지 못한 게 아쉽다”

원작에서의 신씨 부인 캐릭터가 워낙 강렬했던 만큼 부담감도 있었다. 하지만 서영희는 원작을 잊고 자신만의 색깔이 묻어난 캐릭터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서영희는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는 영화고 원작이 있다는 건 자체가 큰 짐이기도 했다”며 “나만의 신씨 부인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걱정이었다. 영화에 어떤 배경이 있는지 궁금해서 원작을 봤지만 최대한 잊어버리려고 노력하면서 촬영 했다”고 원작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놨다.



/사진=지수진 기자/사진=지수진 기자


손나은은 이번 작품으로 첫 스크린 주연에 도전했다. 손나은이 맡은 옥분은 기이한 사건이 일어나는 집안에 발을 들이면서 진실을 파헤쳐가는 인물. 첫 스크린 연기부터 공포물에 도전한 손나은이 얼마나 긴장감 넘치는 연기로 극을 이끌어갈지 기대를 모은다.

손나은은 “부담감도 컸고 걱정도 많았다”며 “감독님께서 많이 도와주셨다. 참고할 수 있는 영화나 책 자료들을 많이 공유해주셔서 잘 준비했다. 현장에서 감독님, 스태프, 선배님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공포영화지만 재밌게 촬영했다”고 첫 스크린 연기 도전에 임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 영화를 찍으면서 피 분장을 처음 해봤다. 그걸 볼 때마다 매번 소름이 끼치고 기분이 이상했다. 주변에서도 너무 진짜 같아서 깜짝 놀라시는 분들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과거와 달리 최근 극장가에는 한국 공포 영화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올 여름 ‘곤지암’이 예상 외의 성적을 거두기는 했지만 이는 현대적인 소재와 스토리로 과거의 공포영화들과는 차별화 된 작품이었다. 이에 한국적인 정서가 한껏 녹아있는 ‘여곡성’이 30년 전 만큼이나 관객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영선 감독은 “원작의 캐릭터와 구성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배경을 현대로 바꾸는 건 오히려 원작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다”며 “기존의 여성 캐릭터들, 이야기를 최대한 활용 하면서도 10~20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전적인 한국 영화 방식은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빠른 호흡의 공포 시퀀스를 연출했다”며 “개인적으로 애정하는 공포 영화 감독님들의 작품을 오마주하기도 했고 에너지 넘치는 장면들을 추가했다. 액션 영화 같은 시퀀스들이 고전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시어머니와 며느리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이 주가 되는 드라마라서 그 부분에 대해 젊은 층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며 “이 영화는 굉장한 음모를 가진 한 집안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실 수 있다. 결국 어떤 조직에서의 대인관계에 대한 문제들을 다룬다. 이 집안 사람들끼리의 아귀다툼에 집중해서 보면 좀 더 재밌으실 거다”라며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한편 ‘여곡성’은 오는 11월 개봉한다.

김다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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