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영·이종석·이영진 헌법재판관이 우여곡절 끝에 결국 취임했다. 이들은 각각 진보·중도·보수당의 추천을 받은 만큼 우리 사회의 흑백논리와 이념 갈등, 양극화 등을 해소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입을 모았다.
김기영·이종석·이영진 헌법재판관은 18일 서울 재동 헌재 대강당에서 나란히 취임식을 가졌다. 이들은 특히 국회의 추천을 받았음에도 여야 대치로 뒤늦게 임명된 만큼 취임식부터 사회 통합을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이종석 재판관은 “보수와 진보로 대변되는 정치·이념적 갈등이 점차 심화되고, 경제·성별·지역·세대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있다”며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시급히 고쳐야 할 단점인 ‘절대주의적 사고방식을 뒷받침하는 흑백논리’를 극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김기영 재판관 역시 “양극화 현상을 극복하고 사회·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데 도움 되는 방법이 무엇인지 더욱 고민할 것”이라며 “균형 잡힌 결정으로 헌재가 사회통합의 중심으로 서는 데 보탬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이 추천한 이영진 재판관은 “보수와 진보의 분류를 넘어 시대정신을 탐구하고 중립성과 균형감각을 갖춘 재판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들 3명의 취임으로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을 필두로 한 6기 헌재의 구성도 최종 마무리됐다. 헌재는 지난달 19일부터 재판관 전원참석회의(평의)도 열 수 없는 6인 체제로 운영돼 왔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6기 헌재 재판부가 낙태죄나 동성애 등 사건에 대해 과거보다 진보색이 짙은 결정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 헌재소장과 이석태·이은애·김기영 헌법재판관 등 4명이 진보 성향으로 이미 분류되는 데다 내년 4월 서기석·조용호 재판관 후임을 문재인 대통령이 추천할 경우 진보·중도 인사가 7명까지 늘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