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테크

[머니+ 인기 치솟는 달러예금] 환차익 비과세로 '환테크'…안전자산 선호도도 커져

부동산·증시 불확실성 속 달러강세

안정·수익 두 토끼 상품으로 주목

4대銀 예금잔액 석달새 5%나 쑥

은행 비대면 상품 늘려 고객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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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달러예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한 가운데 안정성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어 주목 받는 것이다. 은행들도 다양한 이벤트 및 상품을 선보이며 고객 유치전을 펼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올 6월 말 278억1,700만달러에서 9월 말 293억9,700만달러로 석달 만에 5.7% 증가했다. 8월 말 달러예금이 몰리며 308억여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소폭 가라앉은 것이다.

달러예금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적립했다가 출금할 시 원화로 받는 상품이다. 특히 향후 환율이 오를 때 매도할 경우 발생하는 환차익은 비과세인 데다 입출금이 자유로워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는 ‘환테크’도 가능하다. 최근엔 해외 송금 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 비용도 면제받을 수 있어 유학자금이나 여행자금을 모으는 고객으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미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발 금융불안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으로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11일 원달러 환율은 1,140원을 넘어서며 연중 최저치로 올라섰고 이후에도 1,130원대로 강달러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홍승훈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PB팀장은 “국내 증시의 추세 하향이 확실해 안전자산으로 몰리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면서 “엔화나 달러 등 외화예금은 짧은 기간 동안에도 투자할 수 있어 주목할 만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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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포트폴리오를 배분하는 차원에서 외화자산을 보유하기 위해 달러예금에 가입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강우신 IBK기업은행 한남WM센터장은 “국내 부동산이나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기축통화인 달러를 기반으로 한 상품은 매력이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 “외화를 보유하는 한 방식으로 달러예금은 필수 자산의 한 부류로 인식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8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만 50억원 이상인 국내 자산가 가운데 43.7%는 외화예금이나 해외주식 등 외화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잇따라 달러예금 상품 및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올 연말까지 외화예금 신규 가입자에게 ‘환테크 필수템! KB외화예금 득템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비대면 전용 상품인 ‘KB모바일 외화예금’ 상품에 신규 가입한 고객도 외화 입출금 시 금액 및 횟수에 제한 없이 최대 50% 환율 우대를 제공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도 다음달 말까지 외화 체인지업 예금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환테크 스타트!’이벤트를 진행한다. 이 상품은 자동예치와 지정환율 자동매도, 외국통화간 자유전환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비대면·자동이체 거래 시 기본 환율 우대 50% 혜택을 제공한다.

이 밖에 SC제일은행은 연말까지 달러예금을 첫 거래하는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최고 2.9%의 특별금리를 지급한다. 달러화 입출금통장과 정기예금을 함께 개설하면서 입출금통장을 인터넷뱅킹 출금계좌로 등록한 고객이 혜택 대상이다. 광주은행의 경우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신규금액 5,000달러 이상 비대면 가입 시 연 최고 2.1%의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외화정기예금을 출시했다. 또 Sh수협은행은 이달 말까지 연 최대 2.81%의 금리를 적용하는 특판 외화정기예금을 내놨다. 은행들이 이처럼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달러예금 유치에 나서는 것은 기업들이 환율 변동에 따라 수출입대금 인출이 잦은 데 비해 상대적으로 장기간 맡기는 만큼 안정적인 자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원화예금 이탈이 심화하고 있는 것도 외화예금의 중요성이 커지는 이유다. 다만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금분석팀장은 “강달러 추세는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면서 “단순히 원화 약세라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조건을 고려해 가입을 결정해야 한다”고 신중한 투자를 조언했다.

고객을 서로 뺏고 뺏기는 유치전도 달아오르고 있다. 달러예금 규모가 가장 큰 A은행은 달러예금 잔액이 8월 말 159억7,000만달러에서 지난달 말 142억6,600만달러로 줄었다. 반면 B은행은 같은 기간 64억9,200만달러에서 66억3,000만달러로 증가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얹어주는 달러예금 상품을 내놓으면서 다른 은행에서 갈아타는 고객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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