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우리은행 등 금융사들의 전산 사고가 잇따르면서 차세대 전산시스템에 대비하는 증권업계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형 증권사들은 최근 차세대 전산시스템 도입 등과 관련해 전문업체로부터 컨설팅을 받거나 시스템 안정성 제고를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증권사 전산들은 2006년에서 2010년 사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새 시스템으로 교체된 후 한 세대가 흐른 상태다. 갈수록 디지털화되고 있는 시장환경에 대응하고 노후화된 인프라 교체에 대한 고심이 깊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증권사들이 최근 도입하거나 도입을 준비하는 전산은 이른바 ‘3세대 전산’이다. 1세대였던 초기 시장에는 대용량 메모리와 고속 처리 성능의 대규모 컴퓨터(메인프레임)를 사용했다면, 최근 사용하는 2세대는 서버 중심으로 이뤄졌다.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이 2006년, NH투자증권은 2008년에 2세대 전산을 도입했다. 한 대형 증권사 IT전산 담당 부장은 “2세대 당시 불렸던 차세대 시스템은 지금과 개념이 약간 다르다”며 “그때는 새 술은 새 포대에 담는 방식으로 서버를 개발할 때까지 기존과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한번에 서버를 이사가는 방식이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최근 대두되는 3세대는 기존 전산들처럼 당장 IT 기술 자체에 갇히지 않는 형태로, 시장이나 기술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특징이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지금은 2세대에서 3세대로 넘어가는 과도기”라며 “어떤 전산이든 크고 작은 오류는 생기지만, 최근 일어난 사고들은 차세대 전산으로 넘어가는 도중 발생한 큰 오류로 이런 시행착오를 겪지 않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에 대해 얼마나 예상하고 대비하는지가 중요한데, 최근엔 업무 자체도 예전에 비해 복잡하고 시스템도 고도화되다 보니 과거 1~2세대 전산에 비해 리스크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또 “새 시스템이 최소 다음 10년 이상을 가야 하기 때문에 큰 그림을 그려놓고 전문업체로부터 컨설팅을 받고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준비중”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달 가동을 개시한 미래에셋대우 외 한국투자증권은 2012년, 하나금융투자는 2016년에 새 전산을 개발해 적용한 상태다. 하나금융투자는 전사 직원들이 참여하는 테스트를 진행하고, TF를 구성해 시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시물레이션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시스템 안정성 제고를 위해 최근 주전산기 서버를 신규 서버로 교체하고 계정계 스토리지 장애가 발생해도 서비스가 중단되지 않게 하는 스토리지 이중화 구축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