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가 대한민국의 고유한 영토라는 사실을 몸으로 증명하기 위해 독도에 주소를 두고 평생 싸워온 ‘독도 지킴이’ 김성도씨가 21일 7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경북도와 울릉군 등에 따르면 유일한 독도 주민인 김씨는 이날 오전1시20분께 지병인 간암 치료를 위해 입원했던 서울 아산병원에서 숨졌다. 그는 지난 9월 상순 이후 이 병원에서 투병생활을 해왔다.
그의 시신은 오는 23일 오전6시 발인을 거쳐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그는 과거 월남전에 참전한 국가유공자이기도 하다. 그의 죽음으로 이제 독도 주민은 그의 아내인 김신열(81)씨만 남게 됐다.
독도를 관할하는 울릉군은 김헌린 부군수 등 5명으로 조문단을 구성해 이날 빈소로 출발했다.
숨진 김씨는 1965년 독도 최초의 민간인 주민 고(故) 최종덕씨와 더불어 독도 서도에 자재를 운반해 숙소를 마련하고 같이 조업하며 생활해오다 1987년 9월 최씨가 숨지자 1991년 11월 아내 김신열씨와 함께 주소지를 독도로 옮기고 터전을 마련해 생활해왔다.
그는 독도의 샘물인 ‘물골’로 올라가는 998계단을 직접 만들었으며 2005년 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다케시마의 날’ 제정 조례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응해 민간성금으로 건조된 ‘독도호’를 기증받아 직접 몰고 바다로 나가는 등 독도 수호 활동을 적극 벌였다.
김씨 부부는 2003년 태풍의 영향으로 손수 지은 어민숙소가 망가지는 바람에 한때 독도를 떠나 울릉도 서면 사위 집으로 이주했다가 2006년 숙소와 부대시설 등이 복구됨에 따라 다시 주거지로 돌아오기도 했다.
김씨가 사는 서도에 전화가 없어 통신불편을 겪었으나 2006년 3월 처음으로 일반전화가 개통됐다.
이들 부부는 같은 해 5월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독도에 부재자 투표소가 설치돼 첫 투표를 한 이래 지난해 5월 19대 대통령선거 당시 독도에서 거소투표하는 등 선거 때마다 현지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경상북도는 고 김성도씨가 2014년 독도 주민 가운데 처음으로 국세를 납부해 독도의 국제법적 지위를 다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2013년부터 관광객들에게 독도 티셔츠, 손수건과 직접 채취한 해산물 등 관광기념품을 팔아 벌어들인 수익을 세무서에 신고했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처음으로 독도 주민에게 국세를 부과했다.
이런 행보에 주목해 2011년 8월 미국 유력 신문 중 하나인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그의 인터뷰와 함께 한국·일본의 독도 영유권 다툼을 비교적 자세하게 보도하기도 했다.
또 2012년 8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독도를 방문한 이명박 전 대통령이 김씨 부부를 만나 포옹하고 독도 지킴이 역할을 하는 데 대해 고마움을 표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포항=손성락기자 ss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