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기관은 지수가 100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이후 12일부터 매도 폭을 늘려 19일까지 4,862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1,921원)을 오히려 웃돌며 대규모 매도 우위를 이어간 것이다. 투신(278억원), 보험(512억원) 등 순매수를 한 다른 기관들에 비해 증권사 등 금융투자사 5,901억원, 사모펀드가 310억원을 팔아치우며 매도세를 주도했다. 특히 기관은 같은 기간 8,900억원이 넘는 대규모 공매도 거래에 나서며 주가 하락에 베팅하기도 했다.
증권사들은 지수에 대한 눈높이를 계속 낮추고 있다. 토러스투자증권은 최근 올해 4·4분기 코스피 하단 전망치를 2000선까지 낮췄다. 이는 증권사들의 전망치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 0.85배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040포인트, 메리츠종금증권은 2,050포인트를 증시의 ‘바닥’ 수준으로 전망했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국의 올해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하향 조정되는 상황에서 내년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더 벌어질 것까지 고려하면 어느 정도의 자본 이탈은 불가피하다”며 “강달러에 미·중 무역전쟁이 지속될 경우 국내 증시를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중 관세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될 시 2,300선까지 상승할 여력은 있다고 전 연구원은 덧붙였다.
최근 4년 만의 장중 최저점(2,449.2)을 찍은 중국 증시도 악재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강세, 경제지표 개선 등의 강한 반등이 필요하지만 올해 말까지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미중 무역분쟁과 중국의 성장 둔화 우려는 원화 약세를 자극한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위안화 가격이 달러당 7위안에 근접했는데, 이는 신흥국뿐 아니라 글로벌 증시 전반의 투자 심리를 악화시키는 원인”이라며 “미국 증시는 물론 국내 증시가 역사적 저평가 수준에서도 반등이 지연되는 이유”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