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단독주택 가운데 저렴한 강북구 1억원대 주택의 공시가격은 실거래가의 95% 수준인 반면 강남구 60억원대 고가 주택의 공시가격은 25%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토교통부가 제출한 서울시 단독다가구 주택의 실거래가 내역을 분석한 결과 2017년 1억1,000만원에 거래된 강북구 미아동 소재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은 1억400만원으로 시세반영률이 95%에 육박했지만, 64억5,000만원에 거래된 강남구 역삼동 소재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16억원으로 시세반영률이 25%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마포·용산·강남·서초구처럼 서울 중심부에 위치하거나 한강에 인접한 지역일수록 시세반영률이 45% 이하로 낮게 나타났으며, 구로구나 은평구 등 외곽 지역으로 갈수록 시세반영률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서울에서 단독주택의 평균 공시가 시세반영률이 낮은 지역은 마포구(41%), 중구(42%), 용산구(43%), 강남구(44%) 등이었고 높은 지역은 구로구(53%), 은평구(52%), 성북구(52%), 강북구(50%) 등이었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부동산 보유세를 비롯해 건강보험료 등 60여개 항목의 세금과 부담금 산정 기준이다. 즉 공시가격이 오르면 주택 소유자의 보유세 등이 오르게 된다. 그간 공시가격은 거래가격보다 낮게 평가되고, 시세 상승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서울시는 지난 11일 국토부에 ‘개별주택가격 공시업무 관련 개선사항 건의’를 제출하면서 공시가를 실거래가 수준으로 높일 것을 건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박원순 시장이 국토부의 입장 변화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서울시와 구청 공무원들이 조사하는 개별주택 공시가격 조사의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서울시 산하에 공시가격 검증센터를 설치하는 등 적극적인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서울시와 각 지자체가 개별주택 공시가격 조사 과정을 개선하고, 매년 주택 실거래가격과 공시가격을 대조하는 검증 작업을 실시해 엉터리 공시가격을 개선할 대안을 모색해야 할 때”라며 “서울지역 50억원 이상 단독주택의 낮은 시세반영률, 공시지가와 공시가격의 역전 현상 등 엉터리 공시가격에 대한 책임이 박원순 시장에게도 있다”고 지적했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