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실적 시즌 시작되는 철강업계,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 심화

포스코, 현대제철 등 대형사 실적 낙관

동국제강, 세아 등 중소형사 영업이익 큰 폭 감소

철강사들의 3·4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 개막하는 가운데 포스코(POSCO(005490)), 현대제철(004020) 등 대형사와 동국제강(001230), 세아그룹 등 중소형사 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갈수록 심화 될 전망이다. 대형사들은 그간 과감한 투자를 통한 생산비 절감과 규모의 경제를 통해 원재료 부담을 낮추면서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는 반면 중소형사들은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 전방산업 둔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2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오는 23일 업계 맏형인 포스코를 시작으로 철강사들의 3·4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된다. 포스코는 작년 3·4분기부터 4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는 등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포스코는 이번 3·4분기에도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1조 4,21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1조 1,257억원) 대비 26.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판, 열연 등 철강 가격이 상승한데다 생산원가 절감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실적을 발표하는 현대제철도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현대제철은 3·4분기에 영업이익 3,79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3,396억원) 대비 11.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중소형사들의 분위기는 침울하다. 동국제강의 3·4분기 영업이익은 428억원으로 전년 동기(725억원) 대비 40.9% 줄어들 전망이다. 동국제강의 한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제품 가격에 반영되지 않은데다 건설경기 등 수요 산업이 부진하면서 전년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며 “다만 상반기에 비해서는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아그룹도 3·4분기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세아제강(003030)지주는 3·4분기에 영업이익 20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512억원)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칠 전망이며, 세아베스틸(001430)은 작년 3·4분기(453억원)에 비해 33.1% 감소한 303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세아그룹의 한 관계자는 “세아제강지주는 미국 쿼터제의 영향으로 상반기에 수출이 많이 몰리면서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며, 세아베스틸은 자동차를 비롯한 수요산업의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 같은 대형사와 중형사 간의 양극화 현상은 단기적인 현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향후에도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공급 과잉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속에서 한국 철강제품이 설 자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대형사들은 과감한 설비 투자와 신사업 발굴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중형사들은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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