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任 실장과 친한 사람인데" 사기 기승에…文 "국민께 소상히 알려라" 특별지시

"도저히 이해 안되는 일 벌어져"

흐트러진 공직기강 확립 의지

이권제공에 속아 많게는 수억 뜯겨

靑 빙자해 돈요구땐 즉각 신고를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의 선거운동을 지원했던 A씨는 지난 2월 “한 수석 보좌관으로 일했는데 한 수석으로부터 재향군인회가 소유한 800억원 상당의 리조트를 280억원에 매입할 권한을 받았다”며 “350억원을 대출받을 예정인데 대출 수수료 4억원을 주면 13억원을 주겠다”고 말했다. A씨가 연락한 피해자 2명은 이에 완전히 속아 넘어갔고 A씨에게 5회에 걸쳐 4억원을 보냈다. 현재 수사 당국은 이 사건을 수사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대통령 또는 청와대 관계자를 사칭한 사기행각이 잇따르고 있다는 조국 민정수석의 보고를 받고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터무니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국민께 소상히 알리라”고 특별지시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지시는 흐트러진 공직 기강을 확립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도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과 친인척, 청와대 인사 이름을 대고 돈을 요구하는 사람이 있으면 무조건 사기라 생각하고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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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 따르면 사기 전과범들이 문 대통령이나 청와대 직원을 사칭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기 등 전과 6범인 B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지방의 유력자 다수에게 문 대통령의 명의로 ‘도와주라’는 취지의 가짜 문자메시지를 위조·송신해 이를 수신한 피해자로부터 수억원을 편취했다. 역시 사기 등 전과 6범인 C씨는 지난해 12월 피해자에게 접근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15년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모친을 사면해주는 조건으로 임 실장이 3,000만원을 요구한다’고 속여 돈을 가로챘다.

김 대변인은 “피해자들은 많게는 4억원을 뜯기는 등 거액을 사기당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제일 이른 발생 시점이 지난해 8월 정도로 그때만 해도 한두 건이었는데 누적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감안해 대통령께서 특별지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조 수석은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는 이런 사례에 전혀 개입된 바 없으며 향후에도 그 어떤 위법 사례도 발생하지 않도록 춘풍추상의 자세로 엄정한 근무 기강을 유지할 것”이라며 “만일 불법행위 가담이 조금이라도 확인되는 경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징계 및 수사 의뢰 등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의 중요 직책에 있는 사람이 사기행각과 관련돼 있다면 이는 국정 수행의 신뢰를 훼손하는 중대한 사태”라며 “국민께서는 이런 사례를 접하는 경우 청와대 또는 검찰·경찰 등 관련 기관에 즉각 신고해달라”고 했다.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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