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사진) 터키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계획적으로 살해당했고 이를 뒷받침할 강력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앞서 우발적인 사망이라고 밝힌 사우디 정부의 발표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선 것으로 카슈끄지 파문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23일(현지시간)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의회에서 열린 ‘정의개발당(AKP)’ 의원총회에서 “카슈끄지가 야만적으로 죽임을 당했다”며 “이번 살해가 사전에 계획됐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카슈끄지가 총영사관을 방문하기 전날 사우디인 3명으로 구성된 팀이 보스포루스해협 남동쪽의 얄로바시 등 현장을 답사했고 카슈끄지가 총영사관을 방문한 당일 감시카메라의 하드드라이브를 제거하는 등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정보요원에 책임을 돌리는 수사 결과에 만족할 수 없다”면서 신문 과정에서 빚어진 우발적인 사망이라는 사우디 정부의 발표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여러 나라가 참여한 독립적 위원회가 철저한 수사를 해야 하고 용의자 전원이 터키에서 재판을 받고 처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사우디 정부의 ‘꼬리 자르기’식 발표를 비판하면서도 사우디 왕실을 직접 비판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