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핵심인 기술주들이 24일(현지시간) 폭락했다. 향후 실적과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일제히 하락한 것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29.14포인트(4.43%) 내린 7,108.40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달 들어 두 자릿수의 하락률을 보이던 2011년 8월 이후로 7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장중 5% 안팎 밀리기도 했다.
이는 상승 랠리를 이어왔던 나스닥지수가 2016년 2월 이후 2년여 만에 조정 국면에 들어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주가조정은 고점 대비 10% 이상 떨어졌다는 의미다.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3분기 실적을 내놓은 통신업체 AT&T는 8.06% 급락했다.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 이른바 ‘팡(FAANG)’의 신화도 흔들리는 조짐이다. 대장주 애플은 3.42%, 아마존닷컴은 5.91% 각각 떨어졌다. 넷플릭스는 9.40% 폭락했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5.20%, 페이스북은 5.41% 각각 하락했다.
반도체 업체들의 하락세도 두 자릿수에 가깝다. 기술주가 무너지면서 30개 대형주로 구성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 전체 시황을 반영하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도 주저앉았다.
다우지수는 608.15포인트(2.41%) 하락한 24,583.28에, S&P 500지수는 84.53포인트(3.08%) 떨어진 2,656.16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으로 다우지수와 S&P 500지수는 올해 들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게 됐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29일 다우지수는 24,719.22, S&P500 지수는 2,673.61로 집계된 바 있다.
기술주들의 이익전망이 하향조정되면서 주가지수도 미끄러졌다. 일각에서 ‘미국 경제가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분기 수익성은 아직 양호하지만 내년 실적 전망이 밝지는 않다는 의미다.
취약해진 투자심리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촉발한 ‘관세·무역 전쟁’,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기조와 맞물린 시중금리 상승세 등으로 ‘실적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다.
미국의 지난달 신규주택 판매 건수가 전월 대비 5.5% 감소한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요인 중 하나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