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들의 재판 개입 의혹 등으로 사법농단 수사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도 판·검사·변호사 등 법조계 종사자들은 여전히 “우리가 제일 믿을만한 조직”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행정처가 고려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용역을 맡겨 사법발전위원회에 보고한 ‘전관예우 실태조사 및 근절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법조계 종사자들이 매긴 법원의 신뢰도는 55.4%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한국 사회전반에 대한 신뢰도가 42.1%, 행정부가 31.4%로 2,3위를 차지했다. 검찰에 대한 신뢰도는 29.3%로 30%가 채 되지 않았으며 입법부(국회)는 13.7%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일반 국민의 인식과는 매우 상이한 결과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 국민들은 법원에 대한 신뢰도를 69.3%로 응답해 국회(74.1%)보다 낮았다. 또 국민들이 생각하는 검찰에 대한 신뢰도는 68.5%로 나타나 법원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법농단 사태로 인해 법원의 신뢰도가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전관예우 현상에 대한 생각도 크게 달랐다. 일반 국민의 41.9%는 전관예우 현상이 ‘존재한다’고 응답했으나 판사의 54.2%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법조계 내부에서 ‘판사들의 오만함 또는 과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판사들이 ‘법관의 독립성’에 기대어 조직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식으로 제식구를 감싸고 돌고 있다는 의미다.